1년 전보다 소득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는 가구(26.1%)가 증가했다고 느낀 가구(16.6%) 보다 많았다. 신분 상승과 가구 재정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줄었으며 취업자 10명 중 6명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마저 갖고 있었다. 경기침체와 늘어나는 가계부채에 우리 국민은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졌다고 느끼고 있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13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주의 소득·직업·교육·재산 등을 고려한 사회경제적 지위를 하층이라고 판단한 국민이 46.7%였다. 이같은 응답률은 이는 조사를 처음 실시한 1988년(36.9%) 이후 최고치다.
반면 스스로 중간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년 전에 견줘 1.4%포인트 줄어 51.4%를 기록했다. 상층은 2011년과 마찬가지로 1.9% 였다. 특히 여성 가구주의 62.3%는 본인이 하층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41.4%)보다 20% 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또 일생동안 노력할 경우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가구주의 비율은 28.2%인 반면 ‘낮다’는 비율은 57.9%였다. 다음세대인 자식세대의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응답은 39.9%, 높다는 응답은 41.7%로, 본인 세대보다는 자녀 세대의 지위상승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선 ‘높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2년 전에 비해 본인세대(-0.6%포인트), 자녀세대(-1.8%포인트) 모두 떨어졌다.
19세 이상 가구주 가운데 1년 전보다 가구소득이 ‘줄었다’는 응답자가 26.1%로 조사돼 ‘증가했다’는 비율(16%)을 훨씬 넘어섰다. 증가했다는 비율은 2011년 조사 때 18.1% 보다 2.1%포인트 하락했으며, 줄었다는 응답자 역시 0.9%포인트 늘어 국민의 소비여력이 줄어들었음을 시사했다. 1년새 부채가 증가했다는 이들은 24.1%로 감소했다고 보는 비율(11.2%) 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이 1년 전보다 가중됐다는 얘기다. 부채 증가는 30대(34.7%)와 40대(32.4%)에서 두드러졌다.
소득이 있는 사람 중 현 소득에 만족한다는 응답도 12.1%에 불과했다. 2011년 11.7%보다 0.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불만족층은 2년전과 비슷한 49%나 됐다. 특히 50대와 60대 이상의 불만족도가 50.8%, 56.8%에 달했다.
내년에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고 보는 비율은 2년전 조사 때보다 1.5%포인트나 줄어 23.6%에 그쳤다. 그나마 ‘변화없음’은 53.5%로 2.6%포인트 늘고, ‘악화’는 22.9%로 1.1%포인트 감소했다.
의식주, 여가 및 취미생활 등을 포함한 현재의 소비생활에 만족한다는 이들은 13.6%로 0.9%포인트 소폭 늘었지만 불만족(3이라고 답한 비율의 전체의 40%에 육박했다. 특히 자녀교육비나 혼례비용이 많이 필요한 50대와 60대의 불만족 비율이 각각 42.1%, 45.7%로 높았다. 가구 재정이 악화될 경우 소비를 줄여야 할 지출항목으로는 외식비(46.7%)를 가장 많이 꼽았고 식료품비(36.9%), 의류비(28.5%)가 그 뒤를 이었다.
직장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이들도 전체 국민의 10명 중 6명에 달했다. 취업자 중 평소 직장을 잃거나 바꿔야 한다는 불안함을 느낀다고 응답한 사람은 59.8%였다. 여자(56.8%)보다는 남자(61.9%)가 더 불안감이 더 컸으며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가 64.5%로, 고용주(53.1%)나 자영업자(50.4%)보다 높았다.
19세 이상자 중에 소득이 있다는 응답은 76.4%로 2년전보다 4.1%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연령별로는 40대가 84%로 가장 많았고 50대(81.4%), 30대(78.3%) 등에 비해 20대가 61.7%로 가장 적어 최근의 청년 실업난이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청년층(13~29세)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으로는 28.6%가 국가기관을 봅았다. 이어 대기업(21.0%), 공기업(17.7%)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