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 대한상공회의소 아주협력팀 과장은 “중국 정부가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임금을 올리고 있다”며 “중국의 인건비가 매년 오르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의류, 신발, 봉제 기업 등 노동집약적 사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철 코트라 해외투자지원단 차장은 “중국인들의 교육 수준 향상에 따른 제조업 기피 현상, 중국 동부 도시에 몰려 있던 기업이 내륙에도 생겨나면서 일손마저 부족한 현상까지 벌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내 외자기업들이 비용이 저렴한 내륙지방으로 이전하면서 노동인력의 귀향 현상도 빚어지고 있는 것.
중국 정부의 엄격해진 환경규제 강화와 외자기업 혜택 감소도 걸림돌이다.
정 과장은 “처음 중국이 외자기업을 받아들일 때는 환경규제도 적었고 기업들에 여러 가지 혜택을 줬다”며 “그러나 중국 시장이 점점 첨단산업으로 발전하면서 환경규제도 심해졌고 이에 따라 외자기업에 가던 혜택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김 차장 역시 중국의 환경규제가 해마다 심각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까지 중국은 급속 발전 위주의 정책을 펼쳐왔다”며 “그러나 2000년대 중반 경제발전 수준이 궤도에 오르자 환경오염 물질 배출 등을 단속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2010년 한국타이어가 중국에 추가 법인을 만들려고 시도했지만 승인받지 못했다”며 강화된 중국의 기업 환경규제 상황을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수년 내에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차장은 “노동집약형 기업들 가운데 구조조정, 시설 현대화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 기업은 살아남을 것이고, 체질 개선에 실패한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과장 역시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바뀌었다”며 “기업들의 중국 진출 목적이 생산에서 판로 개척으로 바뀌면서 일부 기업은 업종을 전환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