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발언대] ‘현차고시’와 귀족노조

입력 2013-11-0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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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택(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ㆍ전국경제인연합회 EIC 20기

최근 한국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고용’이다. 일할 수 있는 중·장년층, 어떻게든 일을 시작하고 싶은 청년층에게 ‘고용’은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일자리 구하기가 힘든 와중에도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이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연봉과 위상 덕에 현대차그룹 신입사원 공채는 대학생들 사이에 ‘현차고시’로 불린다. 대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장으로 꼽히게 된 이유는 바로 노조다. 현대차 노동조합은 국내에서 가장 강한 노조로 꼽힌다. 현차고시를 넘어선 사무직원들도 현장 근로자가 파업해서 얻어낸 효과를 조용히 누리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꿈의 직장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그 당위성을 생각해야 한다. 과연 이런 직장이 존재하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이 주어지는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노동조합은 원래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적 기구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반드시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만은 아니다. 실제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임금이 ‘생존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혜택이나 복지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 조건을 맞추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투자와 사업이 많아진다.

얼마 전 꿈의 직장이라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있었다. 그들은 회사의 부가 근로자들에게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기 때문에 생존권 개념에서 파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미 국내 최고 평균 연봉을 자랑하는 회사지만 그들은 더 많은 것을 원했고, 정작 그로 인해 발생할 기업의 막대한 손해와 국민경제의 악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 현대차 노조가 사람들에게 ‘귀족노조’라고 지탄받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고연봉과 혜택이라는 철옹성을 유지하고 싶어했고, 그 과정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고려하지 않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직도 현대차를 꿈의 직장으로 봐도 되는 것일까. 진정한 꿈의 직장이란 소수의 근로자들을 달콤한 꿈에 가둬 놓는 직장이 아니라 다수의 국민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직장이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기적 안목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회사와 노동자, 더 나아가 사회 전체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모여 경제성장이 이뤄지며, 이를 통해 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정부, 가계, 기업이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합의를 모으고 있는 지금 노동조합이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보다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 국민경제를 위한 노동조합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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