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거래량 사상최대…하반기 전세대란 우려

입력 2013-07-26 08:0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1단지 전용면적 88㎡에 전세로 살고 있는 김은정(43·가명)씨는 계약 만료일이 두 달 가량 남았지만 보증금 1억원을 올려주기로 하고 4억원에 집주인과 계약했다. 주변에 마땅한 전셋집을 찾을 수 없는데다 내년 첫째 아이의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기도 쉽지 않다. 마침 시세보다 저렴한 7억원에 급매물이 나와 있어 매수도 고려해 봤지만 2억원 가량을 대출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금새 마음을 접었다.

# 노총각 이영진(38·가명)씨는 결혼을 앞두고 전셋집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직장이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탓에 가까운 곳 중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대문구 홍제동 근처로 집을 알아봤는데 전용면적 84㎡ 전셋값이 2억원을 훌쩍 넘겼다. 예비신부가 사는 노원구도 알아봤지만 이 곳도 84㎡ 전셋값은 2억원대였다. 이같은 전셋집도 가뭄에 콩나듯 해 나중에 연락을 주겠다는 중개업자의 말을 들으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주택시장 장기 침체로 주택수요자들이 매매보다 전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전세대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부동산써브가 국토교통부 전월세 거래량 자료를 반기별로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전국 전·월세 거래량은 총 72만8763건으로 사상 처음 70만건을 돌파했다.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전국 7.15%, 수도권 6.37%, 지방 8.7% 각각 늘었다.

지역별 거래건수는 서울이 23만794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20만1414건 △부산 4만4355건 △인천 4만3133건 △경남 3만2959건 △대전 2만2599건 △대구 2만2455건 △충남 2만1678건 △경북 1만8235건 △강원 1만5138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증감률로 보면 △제주 32.18% △전남 29.80% △인천 11.50% △부산 11.32% △울산 10.99% △ 광주 10.67% △대구 8.84% △충북 8.80% △서울 8.38% 등 순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전월세 거래량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주택 매입보다는 전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전세 물건은 없고 수요는 끊이지 않아 전월세 시장이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1% 상승했다. 수도권은 서울(0.25%)·경기(0.11%)·인천(0.08%) 등 평균 0.15% 올라 48주 연속 상승세를 탔다. 전세를 찾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은 부족한 품귀현상이 서울·수도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잠실 새 아파트와 강남 재건축 아파트 등은 여름학군 수요가 움직이면서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입지환경이 좋은 대단지 아파트라는 점과 임대선호가 높은 중소형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택임대 전문회사 렌트라이프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대거래량 상위 10위 아파트는 강남권 새 아파트나 재건축 단지가 차지했다.

서울에서 임대거래가 가장 많은 아파트는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잠실동 리센츠, 잠실엘스 등 잠실의 새 아파트들이 1~3위를 휩쓸었다. 4~6위는 재건축 추진 중인 개포주공 1단지, 대치동 은마, 잠실 주공5단지로 조사됐다.

이 중 송파구 잠실 리센츠 84㎡ 전셋값은 지난달 5억3111만원에서 5억9333만원으로 6000만원 이상 뛰었다. 대치동 은마 76㎡도 2억9982만원에서 3억1444만원으로 올랐다.

전세를 보증부 월세(반전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전월세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수도권 월세 거래는 14만8732건으로 지난해 동기 11만9336건보다 약 25% 증가했다. 반면 수도권 전세 거래는 26만3709건으로 지난해 26만8953건에 비해 2% 가량 줄었다.

이처럼 주택임대차 시장이 전세에서 보증부월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지만 정작 임차인들은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월세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월세는 세 부담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공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잠실동 S공인 관계자는 “전세는 매물이 나오면 바로 빠지지만 월세는 거래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린다. 이로 인해 원룸·투룸형태의 월세 물량은 공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세입자로서 매월 일정한 금액을 내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제 비밀번호가 털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어떻게 해야 할까요?
  • 이스라엘군 “가자지구서 인질 4명 구출”
  • 아브레우 "동해 심해 석유·가스 실존 요소 모두 갖춰…시추가 답"
  • MBTI가 다르면 노는 방식도 다를까?…E와 I가 주말을 보내는 법 [Z탐사대]
  • 가계 뺀 금융기관 대출, 증가폭 다시 확대…1900조 넘어
  • [송석주의 컷] 영화 ‘원더랜드’에 결여된 질문들
  • 비트코인,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 하루 앞두고 '움찔'…7만 달러서 횡보 [Bit코인]
  • 대한의사협회, 9일 ‘범 의료계 투쟁’ 선포 예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6.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8,021,000
    • +0.15%
    • 이더리움
    • 5,206,000
    • +0.31%
    • 비트코인 캐시
    • 668,500
    • +0.22%
    • 리플
    • 700
    • -0.28%
    • 솔라나
    • 224,100
    • -2.05%
    • 에이다
    • 619
    • -1.12%
    • 이오스
    • 993
    • -3.03%
    • 트론
    • 163
    • +2.52%
    • 스텔라루멘
    • 140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0,050
    • -1.96%
    • 체인링크
    • 22,550
    • -1.4%
    • 샌드박스
    • 580
    • -4.7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