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스타를 말하다]‘직장의 신’ 미스 김이 너무 좋았던 미스 김

입력 2013-06-0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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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가 말하는 김혜수… 시청자의 고민 공유.소통한 것 큰 의미

▲사진= 양지웅 기자 (yangdoo@)

안녕하세요. 미스 김입니다.

드라마 ‘직장의 신’이 끝났지만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네요. 약 2개월간 미스 김인 게 너무 좋았어요. 촬영장에서도 저는 김혜수가 아닌 미스김씨, 스김이형, 김씨, 미스김형, 미스김언니 등으로 불렸죠. 미스 김에게 감정이입이 됐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캐릭터에 몰두했죠. 이 캐릭터는 저에게 너무 소중한 존재예요. 연기자 김혜수로서 좋은 평가도 받았지만 시청자분들의 고민을 함께 공유하고 소통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김혜수가 빨간 내복을 입고 춤을 추고, 현란하게 탬버린을 흔드는 모습을 보여서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나도 미스 김처럼 저렇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미스 김이 대신 발현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죠.

처음 시놉시스가 극본보다 훨씬 두꺼웠어요. 그만큼 작가가 철저한 준비와 기획을 바탕으로 작은 캐릭터 하나하나까지도 세밀하게 구상하고 있더군요. 극본을 받아들고, 첫 신을 혼자 낄낄거리면서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그래서 바로 소속사 대표에게 전화해 “나 이 작품 하겠다”고 말했죠. 당시 방송사가 어디인지, 어디서 제작을 하는지, 상대역이 누구인지, 내가 얼마를 받고 해야 하는지 등은 관심 밖이었어요. 이제껏 배우생활을 하면서 ‘직장의 신’과 같은 극본은 본 적이 없었거든요. 작가가 천재인 것 같아요. 필력에 센스가 있다고 할까요. 우리 일상생활에서 익숙한 단어들을 잘 조합해 상황마다 절묘하게 맞춰내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했죠. 극중 미스 김은 거침이 없어요. 직장에서 차마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말들을 속 시원하게 던져줌으로써 시청자분들에게 재미와 함께 통쾌함까지 전달해 주잖아요. 특히 사회성이 있는 심각한 소재를 핵심적인 인물과 부딪치게 만들었기에 리얼리티 드라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드라마가 시작할 시점 2주간은 너무 힘들었어요. 갑자기 불미스러운 일(논문 표절의혹 보도)이 빚어져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스스로 굉장히 위축돼 있었고, 제작진의 사기가 떨어질까 봐 걱정도 많이 했어요. 너무 놀랐고 마음도 불편하고 힘들었지만 빨리 떨쳐버리겠다는 생각보다 중심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제가 해야 하는 영역에서 신뢰를 회복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의도적으로 더 캐릭터에 몰두하려고 애썼죠. 결과적으로 드라마가 환호받고 좋은 평가를 받아서 너무 좋아요. 감사하죠. 신뢰할 수 있는 극본을 쓰는 작가와 그 안에 다양한 캐릭터를 구현해내는 배우들, 방향을 잃지 않고 모든 것을 적절히 조율하는 연출자를 만났다는 것은 저에게 큰 행운이었어요.

열여섯 살에 데뷔해 어느덧 28년차 배우가 됐네요. 내가 과연 이 일에 적합한 사람인지 고민한 적도 있고, 어떤 시점이 다달았을 때는 다른 경험을 해야지라고 생각한 때도 있었어요. 그러나 지나간 시간들을 되뇌어보니 그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놓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청소년기부터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저의 세계관, 삶의 방식, 관점, 취향 등이 일의 연속선에 놓여 있었고, 연예인 김혜수와 개인 김혜수가 성장한 것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누군가에게 강요하고 싶지는 않아요. 화면에 비춰지는 무수한 저의 모습들이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그대로 남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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