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그룹, 끊이지 않는 친인척 구설수 어디까지 가나

입력 2012-12-28 11:59 수정 2012-12-2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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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서 우동-냉면 팔아 강남 건물 매입...위장계열사 신고누락 경고조치

롯데그룹 친인척 기업에 대한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오너가 친인척이 고의적으로 위장계열사를 숨긴 정황까지 확인됐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기업 책임론’에 초점을 맞춘 재벌정책과 맞물려 롯데그룹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위장계열사 은폐 의혹=공정거래위원회와 대법원 등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의 외손녀 장선윤 전 블리스 대표의 남편 양성욱씨는 지난 2011년 9월 탈크코리아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탈크코리아는 현재 롯데그룹 계열사에 포함돼 있지 않다. 탈크코리아의 사업목적은 의류생산 수입과 수출, 판매 도소매업 등이다. 양씨는 탈크코리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이며 대표이사직도 맡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혈족 4촌과 인척 6촌이내의 친인척을 그룹총수의 특수관계인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탈크코리아는 롯데그룹의 위장계열사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신 총괄회장의 외손자인 장재영씨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위장계열사 은폐 등의 이유로 경고조치를 받았다. 장씨는 지난 2005년 공정위에 유니엘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친인척 계열분리 신청을 내고 허가를 얻었다. 그러나 당시 계열분리 신청과 함께 지난 1994년 설립한 자신의 개인회사 비엔에프통상의 존재를 신고서에서 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법상 친족계열분리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모두 신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롯데그룹과 장씨와의 친인척 계열분리를 직권 취소했다. 장씨에 대해서는 비엔에프통상의 고의 누락에 대해 경고조치를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장씨가 고의적으로 개인회사를 숨긴 것으로 보고 2005년 허가를 내 준 계열분리를 지난해 7월 직권 취소하게 됐다"며 "계열분리 재신청이 허가되면서 현재 그룹측과 분리가 된 상태"라고 말했다.

◇ 롯데백화점에서 우동·냉면 팔아 강남 건물 매입=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관계인 서미경씨 모녀가 최대주주인 유원실업과 유기개발도 위장계열사라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최근 유기개발의 몸집불리기는 새로운 롯데그룹 친인척 기업에 대한 구설수로 떠오르고 있다. 신유미 고문은 신 총괄회장과 ‘미스 롯데’ 출신인 서씨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딸이다. 유기개발은 지난해말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토지 552㎡(167평)과 부지에 들어선 건물을 개인으로부터 202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유기개발은 전국 롯데백화점에서 각종 음식점 11곳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매출구조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취재된 유기개발의 회계장부에 따르면 이 회사의 연매출은 110억~120억원대이고 영업이익은 2009년 12억2600만원, 2010년 13억원, 2011년 12억6000만원 등이다.

지난해부터는 외부 차입을 시작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특이한 점은 유기개발의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음식이 우동·냉면·비빔밥 등 골목상권 음식업종이라는 점이다. 유기개발은 전국 롯데백화점에서 ‘롯데리아’ 커피전문점 ‘마가레뜨’ 비빔밥전문점 ‘유경’ 냉면·칼국수 전문점 ‘유원정’ 우동집 ‘향리’ 등을 차려놓고 있다. 대기업 오너가가 골목상권 음식업종을 통해 주머니를 채우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신동빈 회장의 조카인 장선윤 전 블리스 대표는 최근까지 개인회사를 설립해 롯데백화점내에서 빵집 사업을 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 신동빈 회장, 친인척에 발목 잡힐 수도=신동빈 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는 지난 10월에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 불출석에 대한 고발 탓이다. 검찰조사까지 이르게 된 과정을 보면 친인척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정무위는 지난 10월 유통 빅3 오너들에 대해 골목상권 침해와 내부거래, 불공정 행위 등을 추궁하기 위해 출석을 요구했다.

신 회장 입장에서는 친인척 개인회사들이 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있는 점은 정치권의 눈치를 봐야하는 부담 요인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그룹 실무진들이 친인척 기업 관리에 허점을 보이면서 오너가의 잇따른 구설수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그룹측은 지난해부터 잇따라 터진 오너가 친인척 기업 구설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향후 경제민주화 정책이 구체화 될 경우 친인척 기업에 대한 관리 소홀이 그룹 차원의 직접적인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룹 내부에서조차 친인척 기업과의 깨끗한 분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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