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변방 탈출'을 꿈꾸는 아이슬랜드

입력 2012-10-1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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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웨덴 대표팀 감독이자 현 아이슬랜드 감독인 라스 라거벡(사진=뉴시스)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E조는 큰 관심을 모으는 조가 아니다. 스위스,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등 엇비슷한 수준의 팀들이 묶여있어 빅 경기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뚜렷한 강팀이 없는 만큼 E조에 속한 팀들은 쾌재를 부를 일이지만 강호들과 다른 조에 편성된 팀 입장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E조는 사실상 스위스와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등 이미 언급한 팀들이 1,2위를 다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눈여겨볼 팀이 하나 늘었다. 바로 아이슬랜드다. 4경기를 치른 현재 2승 2패, 승점 6점으로 4위에 올라있다. 1위 스위스(승점 10점)와 승점 4점차로 벌어져 있지만 2위 노르웨이(승점 7점)와는 1점차에 불과해 언제든 추월이 가능하다. 3위 알바니아와는 2승 2패 동률이지만 원정 맞대결에서 2 : 1 승리를 거둬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

아이슬랜드는 사실 축구에서는 철저한 변방국이다. 현 FIFA 랭킹 93위로 유럽에서만 따지면 39위다. 유로나 월드컵 본선에 단 한차례도 진출하지 못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현재 진행중인 월드컵 예선에서의 경기력만 놓고 보면 충분히 E조의 다크호스로 꼽을 만 하다. 노르웨이와의 홈경기, 알바니아와의 원정경기에서 각각 승리했다. 키프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아쉽게 패했고 17일 새벽 스위스와의 원정경기에서도 패했지만 4경기에서 4골, 4실점으로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아이슬랜드는 지난 유로 2012 예선에서 1승 1무 6패,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서 1승 2무 5패를 거뒀다.

아이슬랜드의 감독은 전 스웨덴 감독인 라스 라거벡이다. 2011년 10월 팀에 부임했다. 라거벡은 아이슬랜드가 구사하던 기존의 노르웨이식 힘과 롱볼 위주의 스타일에 스웨덴식 패스 위주의 기술 축구를 접목했다. 이와 함께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라거벡 하에서 팀의 중심이 되는 선수는 더 이상 아이두르 굳욘센(34)이 아니다. 첼시와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했던 그는 이제 전성기를 지났고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현재 그는 벨기에 1부리그 하위권 팀인 케르클레 브뤼게에서 뛰고 있다.

라거벡 하에서 팀의 중심은 길피 시구르드손(23, 토트넘)이다. 그는 레딩, 1899 호펜하임, 스완지 시티(임대) 등을 거쳐 올시즌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그는 호펜하임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할 당시 1300만유로의 이적료를 기록해 자국 선수 최고 몸값을 기록했다. 지난 알바니아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경기 종료 8분 전 직접 프리킥 골을 성공시켜 팀을 2 : 1 승리로 이끌었다. 폭우 속에서 치러진 험난한 경기에서 자칫 무승부로 끝날 수도 있었던 승부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아이슬랜드는 인구 30만명 남짓의 소국이다. 하지만 서서히 축구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인프라 확장과 선수들의 해외리그 진출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형 경기장의 신축이나 클럽의 대형화 같은 대대적인 프로젝트보다는 소규모 실내 경기장을 많이 건설해 축구붐을 조성하고 있다. 날씨가 춥고 화산 활동도 빈번한 아이슬랜드는 실내 축구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젊고 유망한 선수들은 정책적으로 잉글랜드나 덴마크 등 인근 해외리그로 적극 진출시켜 경쟁력을 키우고 있기도 하다.

물론 아이슬랜드의 축구에 대한 투자가 몇 년 내에 곧바로 성과를 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축구 인프라 확장과 유망주 발굴에 힘쓰고 있고 20년여만에 외국인에게 대표팀 감독직을 맡기는 등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만큼 그 성과가 결코 헛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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