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신의 여의도 1번지] ‘꼴찌’ 정세균에게 박수를

입력 2012-09-14 10:49 수정 2012-09-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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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이 막바지에 다달았다. 문재인 후보의 대선후보 선출이 확실시된다. 문 후보는 벌써 경선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초반 반짝이더니 결국 4명의 경선 주자 중 3위가 유력하다.

손학규 후보는 경선 전까지만 해도 김두관 후보에 밀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경선직전부터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무난히 2등은 할 것으로 보인다.

하기야 대통령 후보는 한명뿐이니 2등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손 후보의 이력을 봤을 때 경선 내내 당원들의 지지를 받은 것을 보면 관록은 어딜 가지 않는 듯 하다.

20여일간 치러진 민주당 경선은 흥행은 잘라 말하면 흥행에 참패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묻혔고, 다음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에게 인기에서 밀렸다.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박근혜 전 대표를 대선 후보로 선출하고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 안 원장은 자신은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거듭 밝혔음에도 포털사이트의 최고 인기 검색어로 등극했다.

경선일이 있을 때마다 박 후보나 안 원장 쪽에서 일이 터지면서 민주당 경선은 언론사 지면 배정에서도 3순위로 밀렸다. 제1 야당으로서는 모멸감을 느낄만한 일이다.

하지만 ‘남 탓’만 할 수도 없다. 경선과정에서 민주당은 아마추어리즘을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모바일 투표 부정 논란과 지도부의 문제해결 능력 부재, 친노(親盧)와 비노(非盧)세력의 갈등 등은 국민이 마음을 줄만한 명분을 제공하지 못했다. 후보간 차별화에도 실패했다. 당내 경선 경쟁자와 어떻게 다른지, 박근혜 후보나 안철수 원장과 싸워 이길만한 경쟁력은 무엇인지, 대통령으로서 펼치고자 하는 정책은 무엇인지를 놓고 다투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렇다보니 경선 투표가 인기투표로 전락했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꼴찌가 따논 당상인 정세균 후보 얘길 안 할 수 없다. 주목 받지 못했지만 정 후보는 이번 경선기간 중 모두 14건의 정책을 발표했다.

그의 정책은 ‘정부개혁안’에서부터 가계부채 해결, 일자리 정책, 금융양극화 해결, 과학기술 지원, 자영업자, 농어촌 지원 등에 이르기까지 서민에게 필요한 내용이 대부분 포함됐다.

기간 내내 다른 후보들이 진흙탕 싸움을 할 때에도 그는 오직 정책으로만 승부를 걸겠다는 집념을 보였다. 대표적인 ‘친노’이면서도 드러내지 않고, 경선 룰에 불복하려는 움직임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정세균이 누구인가. 15대 국회에서 19대까지 내리 5선을 한 성공한 정치인이다. 올해 총선에서는 정치 1번가를 지키겠다며 텃밭인 ‘무주진안장수임실’ 떠나 종로에서 금뺏지를 달았다. 1996년 정치에 입문한 이후 지금까지 평지풍파를 다 겪으면서도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민주당을 지켜낸 인물이다. 경선 후보 4인 중 정세균 후보보다 민주당에 지분이 더 많은 인물은 없다.

민주당이 왜 그를 선택하지 않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가 이번 경선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가 중요하다. 민주당 경선은 흥행에도 실패했지만, 과정중에서 보인 갈등의 모습은 상처가 될 게 분명하다. 그 속에서 네거티브를 피하고, 정책 중심의 선거가 되길 집요하게 요구했던 정세균 후보의 짐녑은 향후 대선 과정에서도 본받을 만하다. ‘꼴지’ 정세균 후보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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