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불황시대 작은차 전성시대 활짝… 아반떼 "제 별명은 국민차"

입력 2012-08-20 10:11 수정 2012-08-2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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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가 국민차 반열에 올라선다. 지난해 총 13만638대가 팔려 1995년 이후 16년만에 쏘나타를 밀어내고 내수시장 베스트셀링카로 등극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판매 1위를 지킨 것은 물론 올해 내수판매 1위도 낙관적이다.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중형차로 몰렸던 소비수요가 준중형차로 내려온 셈이다.

글로벌 누적판매도 좋다.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총 780만대나 팔리면서 쏘나타 누적판매(605만대)를 앞섰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 베스트셀러이자 ‘2011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준중형 아반떼를 ‘국민차’로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에 분주하다.

▲불황일수록 여성의 미니스커트는 짧아진다. 동시에 불황일수록 인기를 얻는 차도 있다. 지난해 준중형차 아반떼는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중형차 쏘나타를 몰아내고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무려 16년만의 일이다. 사진=노진환 기자
‘국민차 아반떼’를 주제로한 광고를 만들고 젊은층을 겨냥한 마케팅도 준비 중이다. 나아가 아반떼와 가장 잘 어울리는 별칭도 공모하고 있다. 보다 친근한 이미지로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을 대표차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제껏 국민차의 정의는 뚜렷하다. 일단 가격이 싸야한다. 모터리제이션(자동차 혁명)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에서 본격적인 1가구 1차시대로 이어가는 과도기를 책임지는 중요한 차다. 소득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은 나라의 국민 대다수가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고 구매할 수 있는 경·소형차. 그게 국민차다. 그러나 이제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개발부터 중형차까지 아우르는 컨셉트 내세워=아반떼는 경·소형 보다 급이 높은 준중형차다. 나아가 이제껏 준중형차와 애당초 개발 컨셉트부터 윗급을 겨냥했다.

사이즈는 준중형차지만 실내공간과 편의장비, 성능까지 중형차를 아우르겠다는 야심을 담았다. 2010년 데뷔 때 ‘중형 컴팩트’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것도 이런 이유다.

실예로 중형차와 비교해 모자람이 없다. 엔진 기술 발달로 아반떼의 최고출력(140마력)은 배기량이 높고 등급도 한 수 위인 르노삼성 SM5의 최고출력(141마력)과 맞먹는다.

현대차가 아반떼를 '국민차'로 내세우기로 한 것은 이러한 경쟁력이 바탕이다. 나아가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실적이 예상을 넘어서고 있기도 하다. 주요 국가에서 ‘올해의 차’로 잇따라 선정됨으로써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현대차' 위상을 높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아반떼가 국민차 이미지에 부합하는 이유는 단순히 경기침체로 인한 판매량 증가 때문은 아니다. 사이즈와 배기량, 디자인과 편의장비 등이 특정 연령대에 편중돼 있지 않는 차다.

올들어 연령대별 아반떼 구매 비율을 보면 20대가 22.1%, 30대 27.6%, 40대 25.3%, 50대 18.9%로 전 연령대에 걸쳐 고른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최근 현대모비스가 조사한 ‘자동차에 대한 대학생 의식변화’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대학생들이 가장 선보하고 있는 차 1위에 현대차 아반떼가 뽑혔다. 실제로 대학생의 9%가 오너 드라이버였고 이 가운데 아반떼를 타고 있다는 응답도 가장 많았다.

물론 여전히 아반떼의 가격을 부담스러워 하는 대상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은 성능과 편의장비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단순하게 불황 탓에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티코, 대우그룹 신입사원 6개월치 월급…현대차 아반떼는?=대한민국 국민차의 시초는 1991년 등장한 대우국민차 티코였다.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의 주도아래 추진된 국민차 프로젝트의 결과였다. 무엇보다 국민 누구나 차를 굴릴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 대상이었다.

티코는 IMF 직후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절박감이 가득하던 시절 태어났다. 차 값이 싸니 개발비도 아껴야 했다. 결국 자체개발이 아닌 일본 스즈키의 경차 ‘알토’를 고스란히 들여온 차였다. 이후 마티즈와 스파크로 맥을 이어오며 대표 경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여년이 흐른 2012년. 비슷한 컨셉트를 내세워 국민차를 주장하지만 당시 대우국민차 티코와 지금의 현대차 아반떼는 맞비교 대상이 안된다.

그러나 묘한 공통점은 있다. 1991년 등장한 대우국민차 티코의 기본형의 가격은 297만원. 당시 대우그룹 신입사원의 첫 급여는 약 55만원이었다. 신입사원도 돈 한푼도 안 쓰고 6개월 동안 월급을 모으면 경차 하나쯤 살 수 있던 시절이었다.

이후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우리의 소득수준은 높아졌고 자동차를 바라보는 의식도 달라졌다. 차종은 많아졌고 도로가 변했으며 수입차까지 자동차 문화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 시점에 아반떼가 대한민국 국민차가 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이유는 또 있다. 2012년 현재, 현대차 신입사원 역시 6개월 동안 꼬박 저축하면 준중형차 아반떼(1365만원) 한 대 쯤 너끈히 살 수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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