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부자들]나무 중개만으로 연 1억원을 버는 이종호 사장

입력 2012-08-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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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조경개발 이종호 사장의 나무 이야기는 어릴 적으로 한참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님이 조경사업을 하였기에 조경 현장에 따라다니기도 하고 공사에 필요한 나무를 수집하고 식재하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다. 어깨 너머 배운 안목과 식견은 지금의 이종호 사장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그가 나무 중개를 한 것도 어느덧 16년이 지났다.

“옮겨온 나무를 심으면서 물주는 작업을 거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어떤 나무가 좋은 나무이고 어떤 식으로 나무를 유통해야 하는 지를 몸으로 체득하게 됐습니다. 나이가 들면서는 그냥 노력봉사만을 할 것이 아니라 보다 깊이 있게 일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런 저의 마음을 꿰뚫어 본 아버지는 시간당 얼마씩 아르바이트 식으로 저를 작업에 임하게 하셨습니다. 프로 근성을 갖도록 배려를 해주신거지요.”

이 사장의 본격적인 나무장사는 군대를 갔다온 뒤부터다. 그는 군 제대 후 사업자 등록을 내고 이 사업에 투신한다.

그가 말하는 성공 비결은 ‘정직’과 ‘신용’이다. 발주를 한 건설업체에게 약속한 대로 품질 좋은 나무를 공급하는 것을 가장 중요시한다.

“소비자들의 눈 높이가 높아졌습니다. 대충대충하는 시대는 지났지요. 주문한 대로 규격과 수형이 맞는 나무가 시공이 되었는지 꼼꼼하게 살핍니다. 얼핏보면 사업하기가 더 어렵게 됐지만 그만큼 앞으로 나무사업 분야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지요.”

그는 지금도 약속을 잘 지키는 몇몇 나무 공급업자들 하고만 거래를 한다. 그래야 발주처에게 신용을 지킬 수 있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그의 역할을 정확하게 말하면 나무농사하는 사람과 건설업체 관공서 등을 이어주는 중개인이다. 중간에서 수급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러기에 어느 지역에 어떤 나무가 있고, 어느 때쯤이면 어떤 나무들이 많이 필요한 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의 수첩에는 전국의 나무 현항과 나무 농사하는 사람들의 연락처가 빼곡이 적혀 있다.

그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얼마나 까다롭게 변했는지 실례를 들어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전에는 학교공사에서 조경을 할 때 B급과 C급을 많이 썼으나 최근에는 모두 A급 나무를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근 용인 신갈에서 학교 조경공사를 했는데, 경기도 교육청에서 조례를 정해 식재되는 나무 모두를 A급으로 맞춰줄 것을 요구했지요.” 그만큼 나무를 보는 눈이 높아졌고, 가급적이면 품질 좋은 나무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약속한 대로 규격에 맞는 품질 좋은 나무가 왜 현장에서 중요한지 그의 말에 귀기울여보자.

“그리 키기 크지 않은 나무를 중관목이라고 하는데요. 요즘 사철나무나 화살나무의 중관목이 많이 식재가 되고 있습니다. H(높이) 1.2x W(폭) 0.4를 공급받기로 하고 계약을 했는데막상 공사현장에 도착한 것을 보니 당초 주문한 것에 비해 폭이 좁은 것이 많아 곤욕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중관목은 키보다는 폭이 중요합니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규격미달. 결국 원청업자(건설업쳬)등으로부터 불만이 제기되고 그만큼 신용도는 떨어지게 된다는 점을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가 강조하는 점을 다시한번 정리하면 과거와 달리 나무의 생김새와 모양을 많이 따진다는 얘기다. 그만큼 소바자들의 욕구와 니즈가 까다로워 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특히나 나무 수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나무와 조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다 좋은 나무를 원하고 있고 정성을 들여 빼어난 수형을 자랑하는 나무는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는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다소 멀리 보고 품질 좋은 나무를 생산해야 한다는 점이다. 나무와 조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기왕이면 보다 좋은 품질의 나무를 시장에서 선호하고 있다. 나무의 가치에 따라 분위기 달라지게 되고 그만큼 건물의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을 소비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셈이다.

그의 말에는 더 중요한 메시지가 숨겨져 있었다. 돈이 되는 나무가 뭐냐는 식으로 접근을 하지 말고 우직하게 농사를 하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물론 시장 수급상황을 수시로 체크하며 동향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향후 인기 수종이 뭐가 될지 아무도 단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류에 휩쓸리지 말고 굳굳하게 나무농사에 임하라고 조언했다. 88년 올림픽이 좋은 사례다. 당시 나무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너나나나 할 거 없이 돈되는 수종을 심었다가 올림픽 이후 수요 급감으로 큰 손실을 입은 적이 있다.

“ 현재 대부분의 나무농사 하시는 분들이 영세합니다. 몇몇 수종을 가꾸고 있지만 수량이 많지 않아 여기저기 수소문 해가면서 수량을 맞춰야 하는 실정입니다.“

투자한 자본 규모가 크지않아 적게는 5개에서 많게는 10종류 정도만을 가꾸고 있어 대형주문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나무 농사 사업의 대형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나무도 마찬가지로 적기에 유통이 되지 않으면 손실을 보게 된다. 따라서 나무농사하는 사람들은 전국의 유통망 동향을 면밀하게 살펴야 하고 신용도 높은 유통업자와의 거래를 돈독히 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조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몇 년사이 괜찮은 수목들의 경우 단가가 올라가고 있고 인기 수종의 경우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 세상 모든 일이 그렇지만 이 분야에서도 손이 많이 가야 품질이 높아집니다. 급하게 4~5년안에 수익을 낼려고 하지 말고 긴 안목으로 10년을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나무를 제대로 키운 사람들이 빛을 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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