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계열사 펀드 몰아주기 뿌리 뽑아야

입력 2012-07-1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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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규 증권부 기자

금융당국이 펀드 판매사의 계열 자산운용사 밀어주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불완전판매 소지가 다분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문제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얼마나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계열사 몰아주기를 원천적으로 금지시키는 수준이 아니라면 계열사 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관행은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금융당국이 계열사 몰아주기를 자제하라고 끊임 없이 권고했고 수많은 언론매체 등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펀드 판매사들이 꿈쩍도 하지 않았던 지금까지의 상황이 이를 방증한다.

그간의 관행을 바꾸지 않는 판매사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비슷한 펀드가 있다면 계열사의 펀드를 추천하고 판매하는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얼핏보면 그럴듯 하지만 사실은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투자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또 판매사와 계열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투자자를 유도하고 있다는 자백에 불과하다.

차라리 투자자에게 여러 계열사가 이익을 볼 수 있도록 계열사 상품을 가입해달라고 부탁하는 편이 낫다. 최소한 투자자를 기만하는 행위는 아니니 말이다.

중국은 수십년만에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누구도 중국을 선진국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경제규모만큼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수준과 제도가 성숙되지 않아 그들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뢰를 외면하고 남을 속여 제 잇속을 챙기는 것은 성숙 못한 일일 뿐 아니라 선진(先進)이란 단어와도 거리가 멀다는 의미다.

금융시장. 그리고 금융회사의 근간은 신뢰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도 정확한 정보와 그것을 제공하고 있다는 믿음이다. 신뢰가 있어야만 투자자들의 장기투자를 유도하고 금융회사의 건전한 장기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 전에서 이승엽은 역전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당시 김경문 감독이 1할대 타율이란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이승엽을 계속 중심타선에 기용할 수 있었던 것은 필요할 때 역할을 해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금융회사들은 투자자들이 장기투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볼멘소리를 하기에 앞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진리를 다시금 되새겨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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