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힐링열풍'이 부는 이유

입력 2012-07-12 09:48 수정 2012-07-1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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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국장석 부장

한때 ‘웰빙(well-being)’이 우리사회의 화두였다. 웰빙의 열풍을 타고 건강에 좋다는 기능성식품들이 쏟아져 나왔고 다이어트에도 관심이 많았다.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 몸과 마음을 치유해 주는 ‘힐링(Healing)’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정신과 마음의 치유를 통해 보다 건강한 삶을 영위해 나가는 데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태를 반영하듯 방송가에선 올해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 힐링을 내세울 정도로 힐링 바람이 거세다. 예능, 드라마, 다큐멘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힐링 관련 프로그램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의 진솔한 이야기에 자신도 위안을 받고 희망을 얻는다고 한다.

서울 도심의 고궁과 한옥마을을 심리 치유 전문가와 돌아보면서 몸과 마음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힐링여행 상품도 등장했다. 마음의 평안과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음악 장르인 힐링 뮤직(Healing music), 당뇨·고혈압 등 성인병 환자들이 효과를 볼 수 있는 ‘힐링 푸드(Healing food)’도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서점가에선 스님들의 ‘힐링 에세이(Healing essay)’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돌풍의 주역은 미국 메사추세츠주 햄프셔대 종교학교수인 혜민 스님의 명상에세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지난 1월 출간된 이후 15주째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책은 낯선 미국 땅에서 홀로 외로워하는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사람들과 어울리며 주고받은 혜민 스님의 트위터 대화 모음이다. “힘들면 한숨 쉬었다 가요. 사람들에게 치여 상처받고 눈물 날 때, 그토록 원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사랑하던 이가 떠나갈 때, 우리 그냥 쉬었다 가요.” 본문 내용중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대목이다.

혜민스님은 전국을 돌며 ‘마음치유 명상 콘서트’를 열어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청량제 같은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개개인이 갖고 있는 가슴에 맺혔던 이야기를 따뜻하게 들어주고 공감하는 것. 이것이 자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라는 스님의 힐링강연이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힐링열풍이 전국을 강타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생활고·자녀문제· 취업난·베이비부머 조기은퇴· 조직내 과도한 경쟁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이다. 이같이 아픈 마음을 달랠 곳을 찾는 이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 여긴다.

굳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지 않더라도 우울한 우리경제 현주소를 들여다 보면 이해하고도 남는다.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그중 연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빚이 10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가뭄여파로 주부들의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고 청년실업난도 가중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유로존 재정위기 상황이 2008년 리먼사태 때보다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훨씬 더 클거라는 점이다. 하반기 우리경제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고 불황의 골도 깊어질 전망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취약계층의 고통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뿐만아니다. 사회지도층의 부정부패가 만연되고 있다. 총체적인 권력형비리인 저축은행 사태는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급기야 저축은행으로부터 수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0일 구속됐다.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마디로 함축하면 한국사회는 지쳐있다.국민들은 웰빙을 넘어 힐링을 갈망하고 있다. 팍팍한 삶에 지칠대로 지쳐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줄 정치는 정말 없는 것일까? 정치는 이럴때 말없이 국민에게 슬그머니 다가와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며 힐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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