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경제학, 요건 몰랐지?]깎아주고, 더 주고, 적립해줘도…오히려 ‘남는 장사’

입력 2012-05-18 08:39 수정 2012-05-1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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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레스토랑 멤버십 속 숨은 경제학

▲패밀리레스토랑의 멤버십 제도는 고객 입장에서만 유리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기업에게 훨씬 더 유리하다. 충성 고객 확보로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패밀리레스토랑들의 멤버십 카드

패밀리레스토랑에 같은 시간에 방문해 동일한 메뉴를 구매했지만 고객 마다 지불 금액이 다르다. 같은 돈을 내더라도 멤버십이라는 이유로 단품 메뉴 0.5인분을 더 받을 수 있고 사이드 메뉴도 더 알차다. 이에 일반적인 관점으로는 멤버십 고객이 업체 입장에서 손해라고 생각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할인 혜택을 주더라도 지속적인 소비하는 멤버십 고객이 증가할 수록 마케팅 비용 감소로 얻는 기업의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가격 차별화 시스템을 설명하는 그룹 표적화 이론에 따르면 모든 고객에게 같은 가격을 받는 것보다 그룹 표적화를 통해 가격 차별화를 하면 소비자와 기업 사이에 심리적 소속감이 형성된다. 기업의 상품을 더욱 호의적으로 수용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에 패밀리 레스토랑의 멤버십 제도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면서도 기업의 수익성도 보장하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불린다.

일반적으로 패밀리레스토랑들은 고객을 가격에 민감한 그룹과 민감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가격 차별화 시스템을 운영한다. 가격 차별화 시스템이란 멤버십 제도를 통해 각 고객들이 매출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내용 이다.

이 시스템에 의해 패밀리레스토랑들은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페이백’을 실시한다. 할인 혜택으로 당장의 매출 차이는 있다. 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소속감 강화와 지속적 방문, 소비라는 측면에서 업체측에게 더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의 가장 문제는 출혈 경쟁”이라며 “충성 고객이 늘어날 수록 낮은 수준의‘페이백’비용을 통해 마케팅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 더 이익”이라고 말했다.

2010년부터 멤버십 제도를 운영한 아웃백은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포인트 정책과 기념일 특정 메뉴 무료 제공, 식사 금액의 10% 할인 혹은 3% 적립(VIP 5%)을 넘어 VIP 대상으로는 뮤지컬 관람, 영화 관람 등의 문화 체험 혜택까지 제공하는 등 회원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멤버십 제도는 단순 계산으로는 손해지만 안정적인 매출 확보라는 장점이 있다. 국내 외식 경기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5년내 매장 50여개를 늘리겠다고 밝힌 아웃백의 비전도 멤버십 고객에 힘입은 것이다. 경기와 상관 없이 충성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돼 사업 규모를 확장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빕스도 2010년부터 CJ계열사의 통합 멤버십 카드인 CJ ONE카드를 통해 계열사 레스토랑에서 결제 시 결제 금액의 10% 할인과 0.5%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적립된 포인트는 CJ 계열 브랜드에서 1000점 이상 부터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빕스 점심 샐러드바 기준 통합 멤버십을 이용하면 부가세 10%를 할인 받을 수 있다. 매드포갈릭을 운영하는 썬앳푸드도 통합 멤버십 카드 S Dinner로 고객들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전체 식사금액 1000원당 1점이 적립되며, 250점 이상부터 고객들은 매드포갈릭 스타터 혹은 샐러드 메뉴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멤버십 가입을 통해 얻어지는 포인트·마일리지도 소비자 보다 기업이 이익이다. 포인트는 이미 소비자가격에 비용이 전가되어 있는 상태에서 고객 유치를 목적으로 혜택을 많이 주는 것처럼 보이려는 마케팅 수단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업 입장에서 포인트는 엄연히 부채지만 다만 상환이 늦은 부채다. 바로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 포인트 적립 후 1~5년 뒤 소멸된다는 것과 3000점 이상 적립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 등은 멤버십 제도가 기업의 이익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전성률 서강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어차피 기업이 소비자에게 포인트를 통해 주는 혜택은 결국 기업의 비용이기 때문에, 원가를 넘어서는 비정상적인 혜택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용 고려대학교 경영대 교수도 “소비자들도 포인트에 대한 환상을 깨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며 “여기저기에서 혜택을 얻으려고 하지 말고 한 곳에서 꾸준히 소비를 해서 추가 혜택을 얻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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