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 변한다]모두가 행복한 ‘가정의 달’ 그래서 더 ‘잔인한 5월’

입력 2012-05-1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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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한부모·조손가정

모두가 행복 할 것 같은 ‘가정의 달’ 5월이 오히려 달갑지 않은 이들이 있다.

특히 사회적 편견에 사로잡혀 차별적 인식에 놓인 한부모가정과 조손가정은 5월의 따뜻한 햇볕을 그리 아름답게 볼 수만은 없어 보인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부모 중 1명과 18세 이하 자녀로 구성된 한부모가정은 2005년 137만6000가구(전체의 8.6%)에서 2010년 159만4000가구(9.2%)로 늘어났다. 통계청은 이런 상황은 지속돼 2015년 178만, 2035년엔 216만 가구로 한부모가정이 늘 것으로 전망한다.

또 부모없이 할아버지나 할머니, 손자녀가 함께 사는 조손가정도 2005년 5만 8101가구에서 2010년 6만 8135가구로 증가했다. 이 중 5만 1159가구는 조부모와 미혼손자녀가 함께 사는 가정이다.

한부모가정과 조손가정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아직 사회적 인식은 변화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을 두고 사회는 ‘결손가정’이라는 이름을 붙여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하고 있다.

▲한국한부모가정지원센터에서 진행한 부모-자녀교실에 한부모가정들이 참가해 강의를 듣고 있다.
◇ 사회적 외톨이 ‘한부모 가정’ = 우리나라 이혼인구가 크게 늘면서 한부모에게 양육되는 자녀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한부모에게 양육 되는 자녀들은 양부모의 사랑은 물론 한부모의 경제활동 탓에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고 이는 종종 탈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인터넷 음란·게임 사이트와 술·담배 등을 접하는 장소가 ‘집과 친구 집’으로 나타나 한부모와 맞벌이 가정 증가에 따른 부모 부재가 자녀양육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또 한부모 가정의 청소년들은 게임이용 경험과 게임시간도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의 ‘2011 청소년 매체이용 실태조사’ 결과 게임이용 경험은 한부모 자녀 61.1%, 양부모 자녀 55.2%로 나타났으며 게임이용 시간도 한부모 자녀가 양부모 자녀보다 20여 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일련의 결과들은 양부모의 경우 부모 한쪽이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늘려 자녀의 여가시간을 조절할 수 있지만 한부모의 경우 직장생활로 자녀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부모의 관리가 쉽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부모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 역시 곱지 못하다. 특히 학교에서는 행복한 가정상을 이야기할 때 양부모가 모두 있는 가족을 예로 들고 있어 한부모를 가진 아이들은 스스로를 불행한 가정에 속한 것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특히 이런 학교 교육은 사춘기인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서울의 한 자치구가 실시한 ‘한부모가정에 대한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부모 가정 내에서 우울증과 같은 증상을 보인 비율은 25%로 일반 가정의 2배에 가깝게 나타났고 스트레스 지수도 월등히 높게 조사되기도 했다.

◇ 조부모가정, 문제는 경제력 = 한부모가정 만큼 조손가정으로 부르는 조부모가정 역시 증가세다.

조손가정은 2005년 5만 8101가구에서 2010년 6만 8135가구로 증가했고, 이 중 5만 1159가구가 조부모와 미혼손자녀가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만2855가구 3만 155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1만1622가구 2만7065명, 경남 4693가구 1만989명 순이었다.

특히 조부모가정에서 양육되는 아이들은 양부모의 보살핌을 모두 받지 못해 한부모가정보다 정신적,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조부모의 연령이 높다보니 조부모는 저임금의 경비, 청소용역 등의 일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조손가족 실태조사연구’에 따르면 조손가족의 주 수입원은 정부나 공공기관 지원에 의존하는 경우가 57.7%, 조부모가 주 수입원인 경우는 29.8%로 나타나 조부모 스스로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는 극히 적었다.

하지만 국가의 지원금액은 크지 않아 조부모가 건강상 일을 할 수 없는 경우 그 경제적 어려움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조부모와 한부모에 의해 양육되는 자녀는 통계자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대하는 우리 사회는 아직 이들을 ‘행복한 가정’으로 봐주지 않는다. 이런 시각은 민감한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상처가 된다.

5월은 양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일반가정’만을 위한 달이 아닌 한부모가정과 조손가정도 함께 행복해 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하는 가정의 달이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이들을 향해‘행복한 가정’이란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을 편견으로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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