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이드]삼성·현대차 흐뭇한 돈잔치…LG·한진은 주머니 찬바람

입력 2012-03-0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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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상장사·오너 현금배당 들여다보니

‘이익금의 일부를 현금이나 주식으로 할당해 주주에게 나눠 주는 일.’ 바로 배당이다. 국내 대기업 총수들에게는 배당이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소유와 경영이 합치되는 오너 경영체계에서는 배당은 곧 경영실적에 대한 대내외적인 평가의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국내 10대 그룹(오너 기준)중 현대차그룹 상장사들의 배당금 상승폭이 커지면서 정몽구 회장이 배당왕으로 등극했다. 반면 LG와 한진그룹은 주력계열사의 실적부진으로 상장사 배당금이 전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현대자동차 1조 돌파 등 '빅3' 방긋 = 본지가 오너가 있는 10대 그룹의 주력 상장사 65곳(금융사 제외)의 2011 회계연도 결산 현금배당액을 집계한 결과 4조921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 회계연도 결산 배당액 5조1738억원과 비교해 4.8%(2523억원)가 줄어들었다.

그룹별로 보면 국내 빅3 그룹인 삼성과 현대차, SK의 상장사 배당금이 늘어났지만 LG그룹과 현대중공업 등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삼성그룹 상장사 13곳의 현금배당총액은 1조3257억원으로 전년 1조2764억원보다 493억원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전년보다 27억원이 늘어난 7521억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의결할 예정이다. 삼성엔지니어링도 20%가 증가한 1108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은 각각 1084억원과 758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다. 제일모직은 19억원 늘린 379억원의 현금배당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한다. 삼성정밀화학과 호텔신라도 각각 165억원과 118억원으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삼성테크윈과 삼성전기, 제일기획 등은 결산 현금배당액이 전년대비 20%이상 축소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주력 상장사들의 현금배당총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현대차를 비롯해 그룹 상장사 8곳이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린 현금배당액은 1조760억원으로 전년 9200억원보다 1560억원이 늘었다. 현대차는 2011 결산 현금배당금으로 4801억원을 제시했다. 기아차도 전년 1987억원보다 430억원 늘린 2421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전년대비 200%를 늘린 562억원의 고액배당을 결정해 시장의 눈길을 사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등도 전년보다 소폭 올렸다. 현대건설만이 223억원의 배당을 줄였다.

SK그룹 상장사 13곳이 책정한 2011 회계연도 결산 배당금은 1조721억원으로 전년 1조77억원보다 650억원이상이 늘었다. SK텔레콤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한 5854억원을 내놓는다. 에너지사업부문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전년대비 660억억원을 늘린 2610억원을 제시했다.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SKC&C도 140억원을 늘린 475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LG, 2400억 감소 등 7개 그룹 우울 = 국내 오너그룹 중 빅3를 제외한 나머지 7곳의 배당금은 간신히 전년수준을 유지하거나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우선 LG그룹의 상장사 10곳의 배당금이 전년대비 2478억원이 감소했다. 그룹 최대 계열사 중 하나인 LG디스플레이가 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 배당금을 책정하지 않은 2011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안건으로 올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0 회계연도 결산 배당금으로 1789억원을 제시했다. LG이노텍도 올해 결산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전년 1513억원의 절반이하인 648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그나마 지주사인 LG와 LG화학이 각각 1759억원과 2945억원으로 전년과 같은 금액이 배당금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LG전자와 LG생활건강이 전년보다 많은 368억원과 587억원을 현금배당액으로 책정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큰 폭으로 줄었다. 글로벌 조선경기 악화가 직격탄이였다. 현대중공업은 전년 4290억원보다 43%가 줄어든 2415억원을 2011회계연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현대미포조선도 43%가 줄어든 391억원이 이달 중으로 주주들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반면 현대종합상사만이 111억원으로 전년보다 갑절 늘어났다.

한진그룹의 상장사 3곳의 배당금 총액은 62억원으로 전년 407억원의 15% 수준에 머물렀다. 최대 주력사인 대한항공이 2011회계연도 현금배당을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주당 500원씩 345억원을 배당했다. 그러나 올해 주주총회 안건으로 나온 2011회계연도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의 배당금 항목은 비었다.

GS그룹과 한화, 두산그룹 등은 전년 수준과 비슷한 배당금을 제시했다. GS그룹 상장사 6곳이 내놓은 배당금총액은 2276억원으로 전년 2329억원과 같은 수준이다. 지주사 GS의 배당금이 1279억원으로 95억원이 늘었지만 GS홈쇼핑과 GS리테일이 각각 34억원과 154억원이 줄어든 222억원과 231억원을 책정했다.

한화그룹은 5일 현재 한화와 한화케미칼, 한화타임월드이 현금배당결정을 공시했다. 상장사 3곳의 배당총액은 989억원으로 전년 1084억원보다 98억원이 줄었다.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높은 배당금을 제시하고 있는 한화케미칼이 전년과 같은 636억원을 제시했지만 지주사인 한화의 배당금이 100억원이상 줄어든 313억원으로 책정됐다.

두산그룹의 상장사 4곳의 배당금 총액은 두산건설이 배당을 결정하지 못했지만 지주사인 두산이 배당금이 크게 늘면서 전년과 비슷한 1226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몽구 회장 454억 '배당왕' 등극 = 10대그룹 중 최고의 배당액을 받는 오너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다. 정 회장은 이달 중으로 2011회계연도 결산 배당금으로 454억원을 회사로부터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374억과 비교해 21%가 늘어난 수치다. 2위는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다. 현대중공업 현금배당금 중 310억원이 그의 몫이다. 그러나 전년 574억원과 비교하면 46%가 줄어든 금액이다. 정 의원은 지난해 49만2000여주를 아산재산에 출연했다.

3위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으로 전년과 같은 249억원을 받는다. 그룹내 금융회사를 제외한 상장사들의 몫으로 향후 삼성생명(3월 결산) 등의 배당금까지 합하면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 190억원이다. LG그룹 구본무 회장과 GS그룹 허창수 회장도 각각 188억원과 199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지난해 101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번에 76억원으로 줄었다. 10대그룹 중 가장 적은 배당을 받을 오너는 한진 조양호 회장으로 3억원에 불과할 예정이다.

◇지분많은 오너家 계열사 고액배당 '눈살' = 10대 그룹 상당수에서 일명 ‘아랫목형’ 배당 성향이 나타났다. 그룹 오너 일가가 많은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일 수록 고액의 배당금이 책정됐다.

최태원 회장은 선물투자 손실 등에 따른 채무를 갚기 위해 지난해 SK C&C 주식 325만주를 처분했지만 배당금은 늘었다. SKC&C가 배당금을 주당 700원에서 1000원으로 30% 올려 잡았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 상승분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배당금 상승률이다. LG그룹 중 최대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가 막대한 손실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지주사인 LG가 전년 수준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G 지분만을 보유하고 있는 구본무 회장이 받을 배당금은 줄어들지 않았다. 반면 LG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6.1%가 줄어든 3954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글로비스도 사상 최대 배당금을 오너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0%이상 늘었다. 또 올해 주주총회에서 2011회계연도 결산 현금배당금으로 전년보다 200% 늘어난 562억원을 책정했다. 이에 따라 회사 지분 46.5%를 보유하고 있는 정몽구 회장 부자의 현금배당 몫은 261억원이다. 현대글로비스가 그룹 계열사들의 내부물량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인 점과 오너가가 주식의 절반가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고액배당이 대한 배경에 의문을 낳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대기업들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과세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오너 일가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회사일수록 고액 배당 성향이 짙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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