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타임 전문가 칼럼]놀이의 로망, 셀프놀이

입력 2012-01-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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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장
모여라! 아빠들 모여라! 힘이 센 자녀를 둔 아빠들 모여라! 남자 아이 두 명과 놀면서 파김치가 되었던 경험이 많은 아빠들 모여라! 드디어, 위의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하는 놀이를 소개한다.

놀이의 로망, ‘셀프놀이’다. 셀프놀이란 과연 무엇이기에 그렇게 대단한가? 바로 '아빠는 힘이 하나도 들지 않고, 아이만 왕창 힘이 드는 놀이다‘ 이제 좀 귀가 솔깃하십니까? 마음에 쏙 드는 놀이입니까? 이 놀이의 특성은 한 가지의 놀이를 하면 하루 양의 놀이를 끝낼 수가 있으며, 그 시간이란 고작 2~5분 정도만 투자하면 된다.

그 짧은 시간에 아이의 에너지를 완전 고갈시키므로 더 이상 놀아달라고 하지 않는다. 때론 힘이 들어서 오히려 아이가 도망을 가기도 한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올림픽공원 피크닉장에서 물총싸움을 했다. 1,700평의 잔디밭에서 오전과 오후에 각각 50~60팀 정도가 한나라팀과 초나라팀으로 편을 갈라 시합을 한다.

2시간에 걸쳐서 3게임을 하는데 그 넓은 공간을 뛰어다니며 공격을 하느라, 또는 피하느라 에너지의 소모가 엄청났다. 그래도 아이들은 별 탈이 없었지만 때론 탈진하는 아빠도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 가관이다. 바닥에 큰 대자로 누워서 숨을 헐떡거리고 눈에는 초점이 없어보인다. 얼마나 힘이 들었던지 손도 올리지 못하겠다고 한다. 필자의 아들은 초등 1학년부터 해마다 참석했으며 물총놀이에 관한한 스나이퍼에 필적할만한 슈퍼맨이다.

아빠들은 반나절 게임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는데 아들은 오전과 오후의 총 6게임을 모두 소화한다. 그래도 쌩쌩하다. 공격도 쉽지 않다. 우선 물총에 물을 계속 공급해야한다. 그리고 상대방을 향하여 지속적인 펌프질을 하며 물총을 쏴야한다.

이 때, 물을 맞지 않으려면 다리와 상체가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며 급가속과 급정거, 유턴 등의 동작을 자주해야 한다. 또한 상대방에게 치명상을 입히려면 정공법보다 우회의 길을 찾아 역습을 하는 기공법을 선택하기에 더욱 에너지의 소모가 많다. 아들은 게임이 끝나면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즉시, 배고프다며 먹을 것부터 찾는다.

아빠들은 아이에 대하여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바로 무한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놀아주면 줄수록 더욱 더 힘이 난다. 그래서 자칫, 아빠가 먼저 탈진하며 놀이를 그만 하자는 제안을 하기가 쉽다.

거실에서 3시간을 놀았는데도 불구하고 “아빠, 더 놀아주세요”라고 한다. 학교에서 공놀이를 반나절을 했는데도 “아빠, 더 놀아주세요”라고 한다. 야외수영장에서 오전부터 오후까지 하면서도 지칠 줄을 모른다. 오후 4시쯤 집에 가자고 하면 더 놀고 싶다고 거절한다.

그럼 왜 아이들은 이렇게 놀이에 집착을 하며 계속 놀려고 하며 또한 쉽게 지치지 않을까? 우선 놀이의 성격이 다르다. 어른들의 놀이에는 목적이 있다.

그러므로 제한된 에너지를 사용한다. 축구나 야구나 족구를 할 때, 이미 지정된 시간이 있다. 그 시간만 열심히 하면 된다. 바로 시간의 제한과 목적이 분명하다.

그 시간에는 열심히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힘이 빠진다. 그러나 아이들의 놀이는 목적이 없다. 그들의 눈을 보라. 맑고 투명하다. 온 세상이 호기심 덩어리다.

그래서 늘 놀이를 시작하면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바로 그 눈으로 사물을 보고 세상의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바로 순수에너지를 사용한다.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의 움직임을 보라. 그저 끼리끼리 열심히 뛰어다니며 논다. 거기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다. 과정이 곧 목적이기에 그저 움직임 자체를 좋아한다.

자, 드디어 구체적인 셀프놀이를 알아보자. 우선 대표적인 셀프놀이는 인공위성놀이다(대상:5~10세). 장소는 거실이며 아빠는 서서 있는다. 아빠가 지구다. 그리고 아이는 인공위성이다. 아빠의 주위를 계속 돈다.

그런데 여기에서 순서가 있다. 아빠가 ‘시작’을 크게 외치면 아이는 아빠의 주위를 돈다. 이 때, 아빠는 아이가 돌 때마다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라고 크게 외쳐주어야 놀이의 맛이 난다.

보통 아이가 한 바퀴를 돌 때의 지름은 3미터 정도이므로 길이가 10미터다. 그러므로 50바퀴를 돌면 500미터를 도는 셈이다. 아빠의 외침은 아이를 흥분시킨다.

그러나 20바퀴가 넘어가면 지름이 4미터로 길어지기에 그 아이의 달리는 속도가 점점 느려진다. 30바퀴를 돌면 다리가 완전히 풀려서 주저앉고 싶어한다. 이 쯤에서 마무리를 하며 수고 했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이 한가지로 오늘 놀이는 종료된다. 아빠가 종료한다는 말에 아이는 거실에 큰 대자로 뻗는다.

‘종이컵 불어 목적지 갔다오기’도 히트작이다(5~10세). 거실에서 3미터 앞에는 베개를 놓고, 거꾸로 놓은 종이컵을 업드린 후에 입으로 불어서 갔다오는 놀이다. 이 때, 아빠가 약간 시범을 보이면 충분한 동기부여가 된다. 3미터의 거리지만 아빠의 경우 보통 20~30번을 불면 갔다 올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불면 지그재그로 움직이므로 50번 전후를 불어야 갔다 올 수 있다. 이 때, 아빠는 소파에 우아하게 앉아서 ‘화이팅’ ‘우리 아들 잘한다’ 등을 계속 외쳐주어 전투력을 증가시킨다.

아빠들의 경험 중에 풍선 20개를 연속으로 불 때의 느낌을 생각해보라. 몸의 에너지가 방전되어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고 그저 쉬고 싶다. 바로 아이가 목적지를 갔다 올 때의 느낌은 바로 그 상태이다. 갔다 오면 바로 큰 대자로 누워버린다. 오늘 놀이 끝.

역시 셀프놀이의 대표주자는 손으로 풍선오래치기다(5세~10세). 역시 아빠의 자세는 소파에 우아하게 앉으며 시작한다. 물론 풍선의 크기는 아이의 나이가 많으면 크기를 작게 하고, 어릴수록 크게 한다.

보통 풍선 오래치기의 약속은 100개 정도로 한다. 그리고 아빠는 시작의 구령을 크게 외치고 숫자를 세워준다. 그리고 중간중간 ‘화이팅’ 또는 ‘우리 딸 잘한다’라는 추임새를 넣어준다.

그 말의 의미는 칭찬으로 들리기에 힘들어도 계속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보통 6세 아이라면 50개가 넘어서면서 머리에서 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70개가 넘어서면서 매우 고통스러워한다.

이 때, 중단하면 된다. 그럼 왜 단순한 풍선치기가 그렇게 힘이 드는 것일까? 그것은 아이의 신체특정부위에 반복되는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풍선치기의 경우, 이두박근, 삼두박근, 삼각근이 반복운동을 하게 되므로 다량의 젖산이 나오면서 급격한 피로를 느끼게 된다. 놀이가 끝나고 졸립다고 말하면 이불을 깔아주어 자게 해준다.

좀 난이도가 있으며 위험성이 많지만 정말 재미있는 것은 ‘날아라 슈퍼맨(대상:5~10세)’이 있다. 한마디로 집안의 이불을 모두 꺼내서 거실 중앙에 30센티 이상의 높이로 쌓는다.

그리고 아이가 그 위로 점프를 하는 놀이다. 이 때, 몸의 앞면이 동시에 닿아야 한다. 초급은 서서 그 위에 점프를 한다. 그게 익숙하면 30~50센치 되는 높이에서 그 곳으로 점프를 한다.

아빠가 ‘슈퍼맨 점프’라고 외치면 아이는 점프를 한다. 이 놀이는 중독성이 강해서 한 번 시작하면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계속하려고 한다. 10번만 해도 머리에 땀방울이 맺힐 정도로 재미있다. 아이가 익숙하게 하면 소파에 앉아서 ‘잘한다’ ‘화이팅’ 등의 말로 응원을 한다.

단점은 많은 이불을 꺼내고 또 다시 넣는 것이 좀 귀찮으며 아내에게 사전에 동의를 구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아이가 의자에서 점프를 할 때, 움직이지 않게 잡아주어야 한다.

자, 많은 아빠들이 아이와의 놀이를 두려워하고, 부담스러웠다면 셀프놀이 한 방으로 아이들을 평정할 수 있다. 그런데 약간의 주의사항에 귀를 기울여주기 바란다. 먼저 아빠들이 ‘우리 아들 잘하네’와 같은 칭찬하는 추임새를 큰 목소리로 말을 해야 그 재미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 놀이는 만능이 아니며 주로 아빠들이 정말 힘이 들 때 주로 사용할 것을 제안 및 권고를 한다. 만일 매일 이 놀이만 한다면 부작용이 우려된다.

그동안 아빠들은 아이와의 놀이에서 항상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놀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아이만 힘이 들어도 놀이가 된다. 모든 놀이의 기준은 항상 아빠의 컨디션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바로 셀프놀이는 아빠가 힘이 들 때 하는 놀이이며 아빠는 힘이 하나도 들지 않고 아이만 왕창 힘이 드는 놀이다. 콜롬부스의 달걀과 같이 셀프놀이야말로 놀이의 제왕이다. 이제 이 놀이를 통하여 서서히 놀이의 달인아빠가 될 것이다.

-글:권오진/아빠학교 교장

-"놀이가 최고의 교육입니다" 키즈타임(www.kizt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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