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士’자 직업 찬밥 신세

입력 2011-10-2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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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안일한 제도개혁으로 실업자만 양산

일본에서 회계사·변호사 같은 ‘사(士)’자 직업이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기업들이 감사에 드는 비용을 줄이면서 관련 전문직 채용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다.

정부의 그릇된 제도개혁이 이들 전문직의 실업을 양산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 동안 회계사 시험 합격자 대부분을 채용해온 대형 감사법인 4사(신닛폰, 아즈사, 토마츠, 아라타)는 올해 신규 채용을 전년에 비해 10% 줄이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시험 합격자는 1500명으로 전망된다.

과거 합격자 중 미취업자도 1500명 규모에 달해 심각한 취업난을 반영하고 있다.

신닛폰과 토마츠는 각각 400명 이상의 희망퇴직자를 모집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고, 아즈사는 채용을 130명 줄일 계획이다.

일본에서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률은 8%로 문이 좁다.

이 같은 난관을 돌파해도 취업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이다.

신문은 올해 합격자 1500명 중 600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살은 정부의 안일한 제도개혁으로 돌아가고 있다.

회계사 수는 미국이 30만명인 데 반해 일본은 2만명에 그치고 있다.

금융청은 2018년까지 5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지난 2006년 시험제도를 개혁했다.

그 결과 2008년에는 3000명이 시험에 합격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주식시장이 침체하면서 기업들이 감사를 꺼려 회계사 채용은 계속 주는 추세다.

정부의 회계사 양산 대책이 실업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낸 셈이다.

신문은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회계사 지원자가 줄어 기업 감사의 질도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변호사 타이틀을 단 백수도 수두룩하다.

일본변호사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법연수생 중 ‘취업처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응답률은 9월 현재 35%로, 전년 동기의 23%, 전전년 동기의 12%를 훨씬 웃돌았다.

사법제도개혁의 일환으로 사시 합격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1990년 499명에서 2007년에는 2000명을 돌파했다.

그 결과 지난해 일본 변호사 수는 2만9000명으로 최근 10년간 1.6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들을 전부 수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의 사시 합격자는 사법 연수를 거친 뒤 우선 선배 변호사 사무실에 취직해 월급을 받으면서 일을 배우는, 이른바 식객을 의미하는 ‘이소로(居候) 변호사’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선배 사무실의 한켠을 빌려 무보수로 일하는 변호사인 ‘노키사키(軒先) 변호사’와 갑자기 독립하는 ‘소쿠도쿠(卽獨)’로 불리는 변호사가 급증하고 있다.

또 자격을 갖고도 변호사회 회비를 못 내 변호사 등록을 보류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일본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에 대한 법적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법조 인구를 늘렸지만 사회적 수요가 기대만큼 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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