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화장품 브랜드숍]화장발 안 먹히는 ‘레드오션’

입력 2011-09-2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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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으로 떠올랐던 브랜드숍 시장에 이상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폐점하는 점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는 업체도 늘고 있다. 특히 화장품 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숍의 상황이 좋지 않다. 화장품 1위인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과 한국화장품이 야심차게 진출한 ‘더샘’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유행처럼 번진 브랜드숍 시장이 한계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샤의 성공과 유행 = 브랜드숍의 탄생은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2000년 인터넷 쇼핑몰로 시작해 2002년 첫 오프라인 가게를 열면서 국내 화장품 시장에 브랜드숍 개념을 도입했다.

기초와 색조제품 할 것 없이 모든 제품을 3300원에 판매, 가격을 무기로 10~20대 층에게 인기를 끌어 2004년에는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브랜드숍 시장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미샤가 성공하면서 국내 화장품 시장은 ‘브랜드숍 전성시대’가 열렸다.

2005년에 자연주의 콘셉트를 내밀며 진출한 더페이스샵은 단번에 미샤의 왕좌를 뺏어오며 브랜드숍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에뛰드하우스, 네이처리퍼블릭, 스킨푸드,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등 후발 브랜드들이 속속 들어서 시장규모는 2조원대로 급성장했다.

브랜드숍 성장의 핵심으로는 구매력을 갖춘 브랜드숍 ‘큰손’의 등장과 업체들의 제품·유통채널 다변화가 꼽힌다.

브랜드숍 관계자는 “10년 전 브랜드숍을 처음 접했던 1020세대 여성들이 시간이 흘러 사회적 지위와 구매력이 높아져 브랜드숍의 큰손으로 자리잡았다”며 “핵심소비층에 다가가기 위해 저가 색조 위주제품에서 미백, 안티에이징 등 기능성 제품을 개발하고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하면서 브랜드숍 성장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대로변에 주로 자리잡았던 브랜드숍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 속속 입점하면서 유통 채널을 다변화한 것도 또다른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더페이스샵, 미샤 등 브랜드숍들은 현재 전국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각각 100곳 이상 입점해 있는 자연스레 30~40대 주부고객들의 구매율을 높여 시장공략 확대를 꾀했다.

◇브랜드숍 전성시대 ‘막’내려 = 저가 화장품 전성시대를 주도한 미샤의 성공으로 브랜드숍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브랜드숍 레드오션’이 시작됐다.

미샤는 매출이 최고점을 찍은 지 2년 뒤인 2006년 12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1위는 더페이스샵에게 내줬고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해 브랜드숍 전성시대의 종료를 예고했다.

미샤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1170억700만원, 영업이익 70억3200만원, 순이익 60억5600만원을 기록해 매출은 전년대비 17.5% 신장한 반면에 영업익과 순이익은 각각 13.3%, 15.1% 감소했다.

브랜드숍의 원조격인 미샤의 하향세에 대해 적지않은 위기감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선발업체 미샤마저 실적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게 업계 측 분석이다.

브랜드숍 시장 관계자는 “최근 후발주자들의 부진에 이어 미샤마저 적자를 기록하자 유행처럼 번지던 화장품 브랜드숍에 대한 인식이 ‘블루오션’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사업이라는 인식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한국화장품의 더샘, 엔프라니의 홀리카홀리카, 네이처리퍼블릭 등이 출점속도가 더뎌지면서 이전만큼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이 지난해 7월 야심차게 시작한 더샘은 이달 기준 매장수 83곳으로 지난해 말 매장 64곳에서 19곳 늘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매장수 85곳을 확보한다는 목표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올해 130호점 돌파라는 목표 달성 여부도 미지수다.

◇2~3년 내 시장 재편될 것 = 브랜드숍 업계 측은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2~3년내 시장 재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랜드숍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차별화하지 못한 기업은 더 힘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반면 고객들의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력, 독창적인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기업은 위기의 시장이 곧 기회의 시장이 되어 큰 성장세를 펼치며 부익부빈익빈의 기업양극화가 극심해질 것이란 게 업계 측 분석이다.

2년연속 적자를 낸 네이처리퍼블릭은 올 상반기 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09년 적자 111억원, 지난해 적자 5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장근석을 일본 전속 모델로, K-POP 한류 열풍의 주역인 카라의 구하라, 박규리, 강지영을 여성 모델로 기용해 국내 및 한류 고객 대상의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엔프라니의 홀리카 홀리카 매장수는 현재 47개로 올해 200억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홀리카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경쟁력 있는 단품 히트 상품화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발 빠른 신상품 출시와 선점 전략이 브랜드숍 시장 내 경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킨푸드는 9월 기준 45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킨푸드는 앞으로 ‘푸드 코스메틱’이라는 독특하고 차별적인 브랜드 콘셉트를 더욱 공고히 다지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시켜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데 모든 역량 집중할 계획이다. 다양한 고객 사은 이벤트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으며 매년 실시하고 있는 푸드 체험여행 등 다양한 소비자 접점 미디어를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더페이스샵도 내실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다. 조영한 더페이스샵 유통기획부문장은 “올해 더페이스샵은 매장수 및 매출 부분에서 약 10% 성장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며 “발효화장품 및 고기능성 BB크림 등으로 대표되는 차별화된 히트상품 운영, 1대1 프로모션 등 전면적 마케팅 활동 등 공격적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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