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쌍용차 코란도C "절반의 성공, 남은 미래를 기대한다"

입력 2011-02-28 11:59 수정 2011-02-2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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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코크 보디 등 기술적 도전 가득, 향후 쌍용차 전략의 핵심

▲산고(産苦)끝에 쌍용차 코란도C가 내수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새 모델은 차 안팎에 쌍용차가 처음 시도하는 신기술을 가득담고 있다.
완성차 메이커에게 신차 출시는 산고(産苦)나 다름없다.

연구와 개발은 물론, 생산과 마케팅까지 전직원이 똘똘뭉쳐 차 하나 시장에 내놓겠다는 일념 아래 오랜시간 밤잠을 줄여가며 노력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오는 3월 마침내 법정관리 종료를 앞둔 쌍용차에게 코란도C의 의미가 남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드네임 C200은 예상대로 코란도C로 부활했다. 2006년 3세대를 끝으로 조용히 사라졌던 코란도의 역사가 마침내 2011년 부활한 셈이다. 이름을 고스란히 이어받았을 뿐 어느 것 하나 이전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많은 부분에서 쌍용차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기술을 담았다.

먼저 쌍용차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모노코크 SUV다. 두터운 프레임을 걷어내 승용차 타입의 보디구조를 지녔다.

정통 오프로더를 앞세워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했던 4WD 시스템은 이제 전륜구동 기반의 AWD로 진화했다. 투싼ix와 스포티지R 등이 이렇다. 이들 모두 승용 세단을 베이스로 개발했다. 거꾸로 코란도C를 베이스로한 크로스오버를 기대할 수도 있겠다.

이처럼 많은 것이 쌍용차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기술적 도전이다. 때문에 "쌍용차는 원래 이래"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으나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스타일도 남다르다. 독특하고 개성넘치는 디자인을 앞세웠던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 이제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독불장군이었던 쌍용차가 눈물을 머금고 세상과 타협한 부분이다.

▲안정감있는 인테리어를 통해 보다 많은 수요층을 겨냥하고 있다. 갖가지 고급편의장비를 가득 채운점도 특징이다.
실내는 넉넉한 휠베이스(2650mm)를 바탕으로 공간활용도를 극대화했다. T자형 대시보드가 거부감없이 다가오고 모자람없는 편의장비도 경쟁모델을 앞선다.

뒷좌석 바닥에 센터터널도 말끔하게 사라졌다. 기아차 스포티지R이 이 터널의 높이를 낮춰 최대한 공간을 뽑아냈다고 자랑했었다. 그러나 쌍용차는 애당초 솟구처오르는 터널을 없애버렸다. 그럼에도 차 높이가 껑충하지 않은 것은 다행스럽다.

쌍용차가 처음으로 시도한 가로배치 엔진도 주목해야 한다. 직분사 방식의 2.0 eXDi200 디젤은 AT기준으로 최고출력 181마력을 낸다.

특이한 점은 수동변속기의 최고출력이 175마력에 머문다는 것. 트랜스미션에 따라 최고출력에 차이를 둔 이유는 알길이 없다. 그저 유럽수출형 수동기어 모델을 내수시장에 고스란히 들여왔을 것이라는 추측만 이어진다. 유럽에선 180마력이 넘어가면 세금이 비싸진다.

새 엔진은 액티언과 카이런은 물론 렉스턴에도 장착하기 시작한 4기통짜리 OM661 엔진의 연장선에서 많은 부분을 새롭게 변형해 개발했다. 가로배치를 기본으로 개발한 덕에 엔진 사이즈가 되려 작아보인다. 회사측은 그만큼 무게도 덜어냈다고 했다. 향후 이 엔진을 바탕으로 배기량을 2.2리터로 늘린 고성능 엔진도 등장할 계획이다.

보닛을 열어보면 이상하리만치 엔진이 동반석쪽으로 쏠려있다. 좌우 적절한 무게를 맞춰내기 위해 배터리는 나란히 운전석 방향으로 심어넣었다.

언론을 대상으로 한 시승은 제주도에서 치러졌다. 제주 남서쪽 해안도로와 내륙을 잇는 90여km가 시승 코스다. 세련미 가득 넘치는 컴팩트 SUV 코란도C는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제주도의 풍광과 어렵지 않게 좋은 그림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동급 경쟁모델보다 수치상 최고출력이 낮지만 체감출력은 크게 앞선다. 가속페달에 익숙해지면 제법 경쾌하게 내달릴 수 있다.
초기 가속페달의 감각은 이제껏 쌍용차의 그것과 전혀 다르다.

가속페달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초기 출발이 제법 경쾌하고 가볍다. 물론 이전 쌍용차 2.0 디젤과의 상대적인 비교다. 쌍용차 가속페달의 감각은 더디고 더디기로 악명높다. 현대기아차의 2.0R 엔진에 익숙한 오너라면 코란도C의 초기 가속반응이 살짝 더딤을 느낄 수 있겠다.

가속페달 감각에 익숙해지면 제법 답답함 없이 내달릴 수 있다. 이리저리 차선을 파고들기 쉽고, 킥다운과 동시에 원하는 곳에 차를 쉽게 던져 넣을 수 있다.

서스펜션은 쌍용차답게 웬만한 충격은 무시해버릴 수 있을만큼 묵직하다. 상대적으로 뒤쪽 바운싱이 앞쪽보다 큰 편이다.

트랜스미션은 6단 AT. 시프트레버에 달린 토글 스위치로 시프트 업&다운을 반복할 수 있다. 이게 싫으면 스티어링 휠 양쪽에 달린 버튼을 눌러 수동 변속을 택하면 된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위치와 사이즈가 애매하다. 다이내믹한 운전을 위한 장비라기보다 판매를 위한 아이템 정도로 여겨진다.

과거 전성기로의 회귀를 노린 쌍용차의 의지는 차 곳곳에 담겨있다. 잠시 주춤했던 쌍용차가 이제 코란도C를 내세워 자존심 회복에 나선 셈이다.

쌍용차는 내부공모를 거쳐 새 차 이름을 골라냈고 많은 임직원들이 '코란도'를 원했다고 했다. 과거 거화와 동아를 거쳐 쌍용차 이름을 달면서도 코란도라는 이름은 변하지 않았다. 오늘날 쌍용차의 밑거름이자 과거의 전성기를 이뤄냈던, 그래서 그 시절을 되뇌이기 위해 가장 적절한 이름이다.

그래서 코란도C의 출시는 절반의 성공을 의미한다. 이제 회사의 회생을 위해 질주할 코란도C의 남은 미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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