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에 20km도 거뜬 “高연비전쟁 시작됐다”

입력 2011-02-1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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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량 줄이며 연비 끌어올려, 친환경 디젤과 하이브리드선 주목

자동차 업계가 치열한 고연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연비경쟁은 지난 2000년대 중반에 발생한 고유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시작돼 친환경 차량 제작으로까지 확산되는 상황이다.

특히 뛰어난 연비는 판매량에 직접 영향을 미치면서 자동차 업계가 신차 개발시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항목이다.

더욱이 세계적으로 친환경이 화두로 떠올랐고 자동차가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여겨지면서 완성차 메이커는 사회적 책임을 앞세워 친환경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친환경차=고연비차’라는 등식도 성립돼 있다.

이러한 연비 경쟁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선두로 친환경 디젤차까지 가세해 치열한 경쟁구도를 펼치고 있다.

▲친환경 디젤차 역시 1리터에 20km를 거뜬히 넘기며 고연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1.6 디젤 엔진을 얹고 공인연비 21.9km를 기록한 폭스바겐 골프 블루모션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고연비로 맞서=지난 1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제 에너지가격 오름세에 따라 2011년 1월 국내 자동차용 유가의 상승추이는 LPG가 전년대비 11.7%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밖에 경유가 11.4%, 휘발유가 전년대비 9.6% 상승하며 고유가 시대를 대변하고 있다.

이러한 고유가 현상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 내부에서 강경한 기류가 형성됐고, 주요 석유시설에 대한 테러공격 우려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불거진 이집트 사태 등과 같은 중동지역 변수에 따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견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주변상황에 완성차 메이커들은 경쟁적으로 연비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엔진 배기량을 낮추는 ‘다운사이징’은 트렌드가 아닌 숙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배기량을 줄이면 연비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국내 수입차의 경우 대배기량 고성능을 앞세웠던 진출 초기와 달리 소형차를 중심으로 연기개선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최고급 모델마저 앞다퉈 연비가 뛰어난 친환경 디젤을 선보이는 등 연비 경쟁에 나서고 있다.

실예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 폭스바겐 뉴 페이톤 등 독일 고급차조차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비좋고 조용한 V6급 디젤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시장에 팔린 수입차 가운데 25%는 연비와 친환경성이 뛰어난 디젤 모델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SUV 가운데 가장 연비가 뛰어난 차는 푸조 뉴 3008이다. 1.6 HDi 디젤 엔진을 얹고 21.2km를 찍는다.
◇ 하이브리드와 디젤차 연료효율 높아=한국토요타는 렉서스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용모델 CT200h를 출시하며 연비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이브리드답게 연비는 1리터당 25.4km에 달한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연비가 가장 뛰어난 도요타 프리우스(1리터당 29.2km)와 핵심기술을 공유한 차다.

앞서 푸조는 지난 1월 1.6 HDi 디젤 엔진을 얹은 SUV 뉴 3008을 선보였다. 연비는 국내 SUV 가운데 가장 뛰어난 21.2km다.

폭스바겐 역시 1리터당 공인연비 21.9km를 기록한 골프 블루모션을 출시하며 단숨에 수입차판매 3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뛰어난 연비가 판매와 곧바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보여준 좋은 예다.

국내 완성차 메이커 역시 연비경쟁에서 잰걸음을 걷고 있다. 2008년 이후 생산된 2000cc급 디젤 SUV는 15km 안팎의 연비를 기록하며 이전보다 높은 연비효율을 보이고 있다.

경차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연비가 가장 뛰어난 차는 기아차 프라이드 1.5 디젤이다. 낮은 회전수에서 큰 힘이 나오는 디젤엔진에 가벼운 차체가 맞물려 연료효율이 높다.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1리터로 22.0㎞를 달린다. 배기량 1000cc 휘발유 엔진을 얹고 경차로 분류되는 기아차 신형 모닝보다 차체는 무겁지만 연비는 동일한 수준이다.

현대차 i30 디젤(수동변속기) 역시 국산차 가운데 손가락에 꼽히는 고연비 차다. 유럽 수출전략형으로 개발한 4기통 1.6리터 디젤 엔진을 얹고 1리터당 22.0km를 달린다. 유로5 기준에 맞춰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km를 달릴 때 122g에 불과하다.

◇디젤차에 대한 선입견과 인식개선이 관건=이러한 고연비 자동차 대부분은 크기가 작은 소형차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와 디젤차에 국한된다. 기본적으로 연비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는 중량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완성차 메이커는 좋은 연비를 뽑아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디자인을 다듬고 차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장비를 덜어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스페어타이어 무게조차 줄이기 위해 펑크가 났을때 단기간만 사용할 수 있는 작은 사이즈의 ‘템포러리 타이어’를 트렁크에 장착하기도 한다. 엔진 부하를 줄이기 위해 유압식 파워핸들을 전기모터로 교체하는 것도 일반화돼 있다.

나아가 운전자의 연비운전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장비도 더해진다. 연비향상을 위한 ‘에코’ 버튼을 누르면 상황에 따라 에어컨의 강약을 조절한다. 불필요한 변속을 줄이기 위해 변속을 고정해 순항상태를 유도하기도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연비는 이제 차를 선택하는데 커다란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연비를 높이기 위해 공기저항을 줄이고 파워핸들을 전기모터 방식으로 바꾸는 등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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