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한민국에서 ‘삼성’이 갖는 의미는

입력 2010-10-1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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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도덕성 등 전 분야서 솔선수범 강조

#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처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에는 삼성전자의 인사담당 임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민주당의 이사철 의원은 삼성전자의 국가유공자 채용률이 저조하다며 삼성 임원을 질타했고, 삼성 임원은 이에 대해 사과의 말과 함께 국가유공자 채용확대를 약속했다.

수많은 기업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왜 삼성전자의 인사담당 임원이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을까. 이는 삼성이라는 기업이 한국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드러낸 단적인 예다.

이 의원은 “삼성전자를 증인으로 신청한 이유는 세계적인 전자 회사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도 개선되는 것이 없으면 대표이사가 나와서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3월 24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삼성전자 회장으로의 경영복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회장의 경영복귀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사회 각계에서는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일부 시민단체와 진보적 성향의 정치인들은 이 회장의 경영퇴진이 ‘면피용’에 불과했다고 비판했지만, 재계와 스포츠계는 환영일색의 입장을 표명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주요 외신들도 이날 이 전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에 비상한 관심을 보인 것. 당시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재계의 거물 인사인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AFP와 AP통신 등도 이 회장의 복귀 소식을 서울발로 긴급 타전하고, 이 회장이 삼성을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시킨 ‘경영 신화’를 자세히 소개했다.

◇ 이건희로 대변되는 삼성의 영향력

삼성이라는 조직이 한국사회에서 미치는 영향력을 논할 때 흔히 사용되는 것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삼성의 자산규모는 192조8000억원(2010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으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1050조원)의 18%를 넘가 넘는다. 그룹의 당기순이익만 17조6000억원으로도 재계 20위(공기업 포함)인 LS그룹의 자산(16조1000억원)을 상회한다. 이러다 보니 삼성그룹이 좋든 싫든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을 듣는다.

삼성은 27만5000명(2009년 기준)의 임직원들로 구성된 거대 기업집단이다. 하지만 ‘이건희=삼성’이라는 공식이 일반화된 것이 사실이다.

이건희 회장의 행보는 곧 삼성의 행보를 의미한다. 그의 한 마디로 나머지 임직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이달 초 열린 삼성전자의 ‘협력사와 동반성장 대토론회’에서도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는 “상생협력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해 이 회장의 질타가 이어졌다”며 “이번 대토론회도 이 회장이 하루 빨리 협력사와 동반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라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건희 회장은 국제 스포츠계에서도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비인기 종목이던 국제레슬링협회장을 시작으로 국제 스포츠 무대에 데뷔한 이 회장은 IOC 위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또한 올해 사면이 된 것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성공을 바라는 국민들과 정부의 의중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국내 정치·경제·사회 등 전분야를 통틀어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보다도 오히려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크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이 회장을 필두로 한 삼성의 영향력은 삼성 내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삼성맨들까지 합한다면 실제로 대한민국 사회를 이끄는 원동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삼성맨은 ‘공인(公人)’?=

'공인(公人)'이라 함은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정치인과 국가 공직자들을 주로 일컬으며, 최근에는 연예인들도 그 범위에 포함되고 있다.

이들은 부와 권력의 최측근에 있다는 이유로 까다로울 만큼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최근 삼성맨들에게도 이같은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 총수인 이건희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은 국내 언론의 관심 1순위이며, 삼성계열사들의 경영행보는 언론의 주요 지면을 장식한다.

삼성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이러하다보니 삼성맨들은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공인’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제약을 받는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직장이 삼성이라고 하면 부러워하는 시선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홍길동이라는 개인이 지탄을 받기 보다는 ‘삼성 다니는 사람이 저래서 쓰나’라는 비판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료들도 삼성맨이라는 이유로 공공장소에서 행동을 조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을 듣는다”며 “한 명의 샐러리맨에서 삼성맨이라는 호칭이 공인에 버금가는 행동을 요구하는 것 같아 부담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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