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권장냉방온도 강제에 '불만고조'

입력 2010-08-12 07:39 수정 2010-08-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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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등 민원에 편법 운영도..정용진 부회장 '전력총량제 시행' 제안 관심

연일 습한 폭염이 지속되자 지식경제부의 대형건물 냉방온도 제한조치에 유통업계의 불만 고조되고 있다.

서비스가 생명인 호텔,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경우 '너무 덥다'는 고객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업계는 편법 온도조절까지 불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하루에 10건도 넘게 '너무 더워 쇼핑을 하기 어렵다'는 고객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며 "특히 시식코너의 불앞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경우 부채질을 할 정도로 더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객을 맞으면서 부채질을 하는 직원들이 무성의해 보인다는 지적이 있어 '부채질 금지령'이 떨어져 이 마저도 어렵다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일어나고 있다.

또 같은 날 코엑스 내의 한 음식점에서 밥을 먹던 나모씨(회사원ㆍ35ㆍ여)는 "가만히 있으면 더운 정도는 아니지지만 코엑스 안에서 돌아다니고 구경하다보면 더워서 짜증이 난다"며 "특히 밥 먹을 때는 너무 더워 땀이 흐를 정도"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가장 곤혹스러운 쪽은 여행업계다. 여행사를 통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더위를 타 여행사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특히 동남아 등 더운 지역에서 찾은 관광객들은 쇼핑센터 같은 곳에서 냉방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점을 이해하지 못해 설득이 어렵다는 게 여행사들의 전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획일적으로 냉방온도를 규제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특히 쾌적한 환경과 서비스를 중시하는 외국인들은 적극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서울시내 일부 호텔에서는 외국인 투숙객이 주로 머무는 객실과 국내 손님이나 사무공간의 온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권장온도인 26도를 맞추는 편법도 일어나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묵는 층은 23~24도로 온도를 낮추고 객실 이외의 사무실과 손님이 없는 층의 온도를 28도 정도로 올려 평균온도를 억지로 26도에 맞추고 있다"며 "내국인이나 직원들의 불만이 있지만 주요 고객이 외국인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객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유통업계만이라도 냉방온도 정책을 유연성 있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한국방문의 해인데 외국인 관광객들이 오히려 한국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갖고 돌아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대형 쇼핑몰이나 호텔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냉방온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아예 트위터를 통해 "냉방온도를 획일적으로 제한할 것이 아니라 전력총량제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경부 관계자는 "유통업계만 규제를 풀어주는 것은 정책 일관성에 어긋나고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가면 시원하다는 국민 의식 전환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조치"라며 "에너지 절약이라는 대의를 위해 국민 모두 협조해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력총량제와 관련해서는 "검토는 끝났으나 관련법안이 마련되지 않아 당장 시행하지못하고 있다"며 "전력총량제는 냉방온도제한보다 더 강력한 제재일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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