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신형 아반떼, 바람을 타고 온 준중형의 왕자

입력 2010-07-29 06:00 수정 2010-07-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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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마력 감마 GDI엔진 탑재…중형 못지않아

'아우토반' 신드롬을 일으키며 화려하게 등장한 1990년 엘란트라 이래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는 줄곧 준중형 세그먼트를 선도해 왔다.

20년이 지나 5세대 모델에 이른 아반떼는 이제 준중형을 넘어 '중형 콤팩트'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재탄생했다.

경쟁 차종들의 거센 도전에 맞서 현대차는 현존 동급 모델들을 압도하는 성능과 편의사양을 탑재한 신무기를 선보인다. 프로젝트명 MD, 신형 아반떼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단 시승회는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신형 아반떼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주차장 한 곳을 가득 채운 20여대의 아반떼들은 마치 메인 이벤트 무대에 오른 아이돌 가수들처럼 절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다.

하이퍼 실버 색상의 차량을 골라 요모조모 살펴본다. YF쏘나타에서 선보인 급진적인 디자인은 아반떼에 이르러 현대차의 새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은 느낌이다. 현대차 DNA를 상징하는 육각 그릴을 중심으로 얇고 경사지게 디자인된 헤드램프가 날렵한 인상을 준다.

손잡이를 관통하는 높은 캐릭터라인과 낮아진 높이는 스포츠 쿠페를 연상케 한다. 특히 1600cc급의 짧은 차체는 YF쏘나타 당시 받았던 '복부 비만'이라는 다소 억울한 평가에서 한결 자유로워진 모습이다.

실내 디자인은 현대차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더욱 잘 드러낸다. 짐승남의 흉근처럼 툭 튀어나온 대시보드는 보는 것만으로도 역동적이다. 현대차 디자이너들을 붙잡고 악수라도 해주고 싶지만 감탄하기는 아직 이르다.

센터페시아는 가히 충격적이다. 콘셉트 스케치가 거의 그대로 반영된 센터페시아에 비한다면 외관 디자인은 점잖은 중년 신사다. 콘솔과 센터페시아가 만들어내는 라인은 모래바람으로 형성된 날카로운 단층, 말 그대로 '윈드 크래프트' 디자인이다.

7인치 LCD와 공조장치는 센터페시아를 타고 오밀조밀하게 들어서 있다. 직관적으로 배치된 조작버튼들은 운전 중에 내려다보지 않고 조작이 가능할 정도다.

푸시타입 시동버튼을 누르자 1.6ℓ 감마 GDI엔진이 낮게 으르렁거린다. 감마 직분사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ㆍm를 낸다. 직분사 엔진 특유의 밸브 소리는 알 수 없는 우월감으로 참아줄 수 있다. 하지만 기아차 포르테 출시 당시 준중형은 자동 4단변속기로도 충분하다던 현대기아차 연구소가 아반떼에선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정선 아우라지까지 이어지는 시승 코스는 직선 고속도로 구간으로 시작돼 급선회가 필요한 곡선 구간으로 이어져 있었다. 알펜시아 리조트를 빠져나와 횡계IC에 진입하자 20여대의 아반떼가 잇달아 앞으로 뛰쳐나간다.

시속 80km까지 낮은 음역에 머무르던 엔진 소리는 RPM을 5000까지 올리며 급가속하자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그래도 밀리지 않고 속도를 내준다는 점과 준중형급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기특하기만 하다.

시속 120㎞까지 제법 안정된 주행 성능을 보여주지만 140㎞을 넘어가자 플로어부터 진동이 타고 올라온다. 다행스럽게 시트와 스티어링 휠까지 이 진동이 이어지지 않는다.

아반떼의 진가는 곡선 코스에 들어서면서 두드러진다. 밟으면 그대로 쭉 나가는 오르간 페달 방식 가속페달처럼 브레이크페달도 밟는 순간 부드럽게 차를 잡아준다.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포르테보다 다소 물렁하지만 시속 80km의 속도에서도 커브 구간에서 별다른 쏠림 없이 안정적인 선회를 보여준다.

시승을 마치고 차에서 내리니 "더 타봤으면" 하는 아쉬움에 저절로 입맛이 다셔진다. 디자인만으로도 적금을 깨 구입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판인데 중형 세단에 버금가는 성능과 16.5㎞/ℓ의 경차 수준의 연비도 갖췄다.

준중형차들은 그 동안 소형차로는 만족할 수 없지만 중형차를 사기는 부담스러운 구매자들이 선택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신형 아반떼는 차종 선택 기준이 '주머니'가 아니라 '감성과 취향'에 있음을 일깨운다.

아반떼는 지난 20년간 '준중형'의 아이콘으로 군림해왔다. 신형 아반떼는 "준중형 세단을 고를 때 왜 아반떼가 빠지지 않느냐"에 대한 현대차의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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