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완제품, 서유럽은 현지기업 빈칸 채우는 전략”
스위스 등 유럽서 천궁Ⅱ 수요 확산 분위기
KAI, 풍산 인수 두고 “관심 없지는 않아”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가 독일 방산기업 라인메탈과 손잡고 유럽·나토(NATO) 방공시장 공략에 나선다. 단순 미사일 수출이 아니라 유럽 내 합작회사(JV)를 통해 현지 방공망 안으로 들어가는 전략이다. LIG D&A가 해외 방산기업과 JV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익현 LIG D&A 대표는 17일 본지에 “라인메탈과는 오래전부터 협력 관계가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3년 전부터 라인메탈 쪽에서 적극적인 러브콜이 왔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LIG D&A가 50년간 방산에 집중하며 수중무기부터 우주 분야까지 다양한 체계 개발 경험을 쌓아온 점이 라인메탈의 선택을 이끌었다고 봤다. 미래 전쟁도 중요하지만 우크라이나전과 이란전을 보니 재래전과 방공망의 중요성이 다시 확인됐고, 그래서 라인메탈이 LIG D&A를 주목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라인메탈은 한국 방산기업 중 누구와 협력해야 가장 큰 시너지가 날지 고민했고, LIG D&A의 폭넓은 방산 포트폴리오를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도 우리를 선택했고, 우리도 서유럽 진출을 위해 그들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력은 양사의 부족한 부분을 맞물려 채우는 구조다. 라인메탈은 전차, 장갑차, 포병, 대공포, 센서, 드론 방어 체계 등 지상무기와 방공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독일 대표 방산기업이다. 반면 중·장거리 방공미사일 포트폴리오는 보완이 필요한 영역으로 꼽힌다. LIG D&A는 천궁Ⅱ(M-SAM II),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휴대용 대공유도무기 신궁 등 다층 방공체계 개발·양산 경험을 갖고 있다.

양사는 LIG D&A의 중·장거리 방공미사일과 라인메탈의 초단거리 방공(VSHORAD) 역량을 연계해 유럽 현지화, 공동개발, 판매를 추진한다. 단거리 방공(SHORAD)용 신규 미사일 체계 공동 개발도 검토한다. 초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턴키’ 방공 솔루션을 유럽과 나토 시장에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유럽 내 천궁Ⅱ 수요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스위스,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등이 LIG D&A의 천궁Ⅱ 구매를 검토 중이다. 우크라이나전 이후 유럽 각국이 드론,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활공폭탄을 동시에 막는 다층 방공망 구축을 서두르면서 중거리 방공체계 수요가 커지고 있다.
신 대표는 유럽 시장을 동유럽과 서유럽으로 나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유럽은 단기간 전력화가 시급해 완제품 도입 수요가 크지만, 서유럽은 자체 방산 기반과 산업 생태계를 중시한다”며 “서유럽에서는 LIG D&A가 전체 체계를 단독으로 공급하기보다 현지 기업의 포트폴리오에서 부족한 영역을 채우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우크라이나전과 이란전을 보며 미래전뿐 아니라 재래식 전력과 방공망의 중요성이 다시 확인됐다”며 “지금도 여러 해외 업체와 협력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즐거운 비명인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신 대표는 최근 방산업계의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 움직임에 대해서도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확대, 풍산 인수 타진 등 주요 방산기업을 둘러싼 재편 가능성에 대해 “(LIG D&A 라고) 관심이 왜 없겠느냐”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