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개혁추진단 “감사위 독립, 타협 없다”…2차 개혁안 7~8월 발표

입력 2026-06-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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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감사위 설치 1500억원 든다”…추진단 “기존 인력으로 500억원 가능”
중앙회장 직선제 수용했지만 비용은 이견…2031년 조합장 선거와 동시 실시 추진
도시조합 수익으로 농촌조합 지원…청년 가입 문턱·경제지주 구조도 손질

▲농협개혁추진단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농협법 개정안의 주요 쟁점과 향후 개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농협개혁추진단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농협법 개정안의 주요 쟁점과 향후 개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농협 개혁의 초점이 중앙회장 선거제 개편을 넘어 감사권 독립과 중앙회 권한 분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별도 감사기구 설치가 막대한 비용을 부르고 협동조합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반발하지만, 농협개혁추진단은 내부 감사만으로는 반복된 비위와 부실을 막기 어렵다며 감사위 독립은 물러설 수 없는 핵심 과제라고 못 박았다. 1차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차 개혁안은 도시조합 수익 활용, 청년·여성 조합원 참여 확대, 경제지주 지배구조 개편 등 농협 내부의 돈과 권한 흐름을 손보는 방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농협개혁추진단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농협법 개정안의 주요 쟁점과 향후 개혁 방향을 설명했다.

간담회는 농협중앙회가 제기해 온 감사위 독립 반대, 조합원 직선제 비용 부담, 정보공개 강화, 인사추천위원회 개편 우려에 대해 추진단이 직접 반박하는 성격이 강했다.

1차 개혁안의 핵심은 감사 독립과 중앙회장 선거제 개편이다. 정부안은 중앙회 내부 감사위원회와 조합감사위원회 기능을 떼어내 별도 특수법인 형태의 농협감사위원회를 만들고, 중앙회·지주·자회사·조합까지 감사 사각지대를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농식품부의 지도·감독권도 현행 중앙회와 조합 중심에서 지주·자회사까지 넓힌다. 선거제도는 중앙회장을 현행 조합장 중심 선출 구조에서 전체 조합원 직선제로 바꾸고, 금품선거 방지 장치와 선거비용 절감 방안을 함께 추진하는 방향이다.

최대 쟁점은 독립 감사위 설치 여부다. 농협중앙회는 별도 감사기구를 두는 것이 협동조합 자율성을 침해하고 중앙회의 조합감사권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설치 비용도 반대 논리 중 하나다. 중앙회는 독립 감사위를 만들면 조합 감사, 지주·자회사 감사, 운영지원 인력 등을 포함해 450~500명이 필요하고 연간 1400억~1500억원이 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추진단은 현재 조합감사위원회와 감사위원회 지출 수준인 500억원 안팎에서 운영할 수 있고, 인력도 250명 수준이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중앙회장이 직선제는 수용하되 감사위는 부정적으로 입장을 밝혔다”며 “이후 농협 측과 실무협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그 입장에서 바뀐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용 추산 차이에 대해서는 “농협 측 감사위 비용이 1400억~1500억원 정도 된다고 보고, 농식품부는 3분의 1 정도로 본다”며 “지금 인원 수준에서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면 500억원 정도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장은 감사위 독립을 책임성과 투명성 문제로 규정했다. 원 단장은 “자율성을 강조했으면 책임성도 따라야 한다”며 “책임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 적어도 조직이 투명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감사위를 얘기하는 것이고, 모든 조직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 측 비용 추산에 대해서는 “1500억원은 둘 중 하나다. 일부러 부풀리거나, 이제까지 방만한 운영 둘 중 하나”라며 “이런 식으로 계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장경호 농협개혁추진단 경제사업활성화 분과 간사도 “기존 감사기구가 있고 지역조합 감사위도 내부에 있지만, 가장 큰 문제를 노골적으로 말하면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것”이라며 “내부 감사기구를 그대로 두고서는 농협이 그동안 드러난 부조리와 비리를 제대로 견제하거나 감시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추진단 내외부 위원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사기구는 정부와 추진단이 타협하거나 합의할 내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4월 21일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열린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 결의대회에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4월 21일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열린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 결의대회에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중앙회장 선거제도도 비용을 놓고 이견이 남아 있다. 정부는 중앙회장을 조합장 중심으로 뽑는 현행 구조가 금품선거와 폐쇄적 의사결정을 낳았다고 보고 전체 조합원 직선제를 추진하고 있다. 선거권자는 전체 조합원 204만명 중 중복 가입자를 제외한 187만명이다. 농협 측은 조합원 직선제에 약 406억원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추진단은 위탁경비 170억~190억원과 선거운동비용 38억원을 합쳐 208억~228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윤 정책관은 “선거비용 이슈는 2028년 3월 있을 중앙회장 단독선거와 관련된 얘기”라며 “앞으로 2031년 선거부터는 조합장 선거와 중앙회장 선거를 같이 하려 한다”고 말했다. 직선제가 중앙회장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지금 회장이 조합장 1110명의 환심만 사면 되는 회장이 아니라 200만명의 요구나 현실을 농협 전체 조직에 대변할 사람이 오는 게 중요하다”며 “부당개입 원칙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 정치적 영향력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감사위 독립과 직선제라는 큰 방향은 유지하되, 세부 설계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부 조정됐다. 당초 감사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안이었지만 관치 논란을 고려해 외부위원 중 호선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위원 수도 7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조합·중앙회 정보공개 청구권도 조합원 1인 청구에서 20인 이상 청구로 조정됐다. 인사추천위원회에는 농식품부 추천 1명을 포함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추진단은 1차 개혁안 입법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2차 개혁안 논의로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2차 개혁안은 농협의 사업 구조와 조합원 제도, 지배구조 개편을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경제사업 분야에서는 도시조합 수익 일부를 농촌조합 경제사업 지원에 활용하거나, 하나로마트 계통구매를 확대해 농촌조합 판로를 넓히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조합원 제도는 품목조합 가입 기준을 현실화하고 청년·여성 조합원의 출자금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중앙회가 무이자자금 배분과 감사, 경제지주 지배까지 쥐는 구조가 회장 권한 집중을 키웠다는 문제의식 아래 무이자자금 조성·배분 기준 법제화와 경제지주 의사결정 구조 개편이 검토되고 있다.

농협 개혁 논의는 중앙회장 선거제 개편에서 출발해 감사체계, 자금 배분, 경제사업 구조까지 넓어지고 있다. 향후 국회 논의와 2차 개혁안 공론화 과정에서 정부와 농협이 제도 개선의 폭과 속도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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