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만ha 농지 훑는 정부…송미령 장관 “농지 투기 근절 계기로”

입력 2026-06-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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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팔탄면 찾은 송미령, 기본조사·드론 시연 점검
전국 227개 시군구 기본조사…농지은행 서면계약 61% 증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농지 전수조사 추진 상황에 대한 현장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농지 전수조사 추진 상황에 대한 현장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농지 투기와 불법 임대차를 가려내기 위한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가 본격 궤도에 올랐다. 정부는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농지 115만ha를 우선 들여다보고, 실제 경작 여부와 임대차 관계, 무단 휴경·불법 전용 의심 농지를 가려낼 방침이다. 단순한 현황 파악을 넘어 농지가 실제 농업인에게 쓰이고 있는지 확인하는 첫 전국 단위 조사라는 점에서 농지 관리 체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1일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농지 전수조사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농업인, 지방정부, 농지 조사원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지 전수조사는 지난달 18일부터 전국 17개 시도, 227개 시군구, 4273개 읍면동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기본조사는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를 대상으로 행정정보와 항공사진을 대조해 기초 정보를 확인하고, 8월부터 진행할 심층조사 대상을 추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조사는 정부가 2년에 걸쳐 추진하는 농지 전수조사의 1단계다. 올해는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 115만ha가 대상이고, 내년에는 1996년 이전 취득 농지 80만ha까지 조사해 전체 농지 데이터베이스를 정비한다. 휴경지와 시설물 설치 농지 등을 포함한 전체 농지 면적은 195만4000ha 수준으로 추산된다.

농식품부는 읍면동 농지 업무 담당자 등 2519명을 대상으로 권역별 교육을 마쳤고, 농지 조사원 순회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는 5월 도·시군 부단체장 회의를 연 데 이어 6월에는 소속 부서장과 팀장을 시군 담당관으로 지정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조사원 425명을 채용해 전체 조사 물량의 약 12%에 해당하는 15만 건을 맡는다.

경기도 현장 점검은 수도권 농지가 이번 전수조사의 주요 심층 조사군에 포함된 것과도 맞닿아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수도권 전 지역은 투기 위험군으로 분류돼 8월 이후 현장 점검 대상에 오른다. 농지 전수조사가 행정정보 확인에 그치지 않고 현장 조사와 드론 촬영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드론을 활용한 농지 전수조사 방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드론을 활용한 농지 전수조사 방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전수조사의 또 다른 축은 임대차 정상화다. 농촌 현장에는 여전히 구두 임대차 계약이 적지 않아 실제 경작자를 확인하기 어렵고, 임차농이 법적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문제가 이어져 왔다.

농식품부는 전수조사 시행에 맞춰 지난달 18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임대차 특별정비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180만여 경영체에는 관련 내용을 개별 안내했다.

정비기간이 시작된 뒤 농지대장에 새로 등재된 임차 농지는 1만6797건으로 전년 동기 1만1502건보다 46% 늘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을 통한 서면 임대차 계약도 1만106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61건보다 61% 증가했다. 농지은행에서 계약하면 농지대장 등재와 농업경영체 변경 신청을 별도 방문 없이 처리할 수 있다.

8월부터 12월까지는 현장 중심의 심층조사가 이어진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충남 논산시는 각각 1167개, 400개 농지를 골라 심층조사를 시범 시행한다. 농식품부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충남연구원과 시범조사 결과를 분석해 조사 방법과 절차를 검증하고, 유형별 심층조사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8월부터 경기도 전 지역과 도서·산간·격오지 등 현장 방문이 어려운 지역에 드론 촬영을 지원한다. 드론 영상은 기존 항공·위성사진보다 최신성과 해상도가 높아 무단 휴경, 불법 전용 시설, 실제 경작 여부를 확인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 이후 행정처분도 이전보다 강해진다. 지난달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농지법 개정안은 전수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원의 토지 출입 근거를 마련하고, 불법 임대차를 신고포상금 지급 대상에 추가했다. 농지법 위반 농지에 대한 처분명령도 기존 지방정부 재량에서 의무 규정으로 바뀌었다.

다만 현장에서는 단속 강화가 임차농 피해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지 소유자가 전수조사를 피하려고 기존 구두계약을 끊거나 농지를 회수하면 실제 농사를 짓던 임차농이 먼저 흔들릴 수 있어서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전수조사 결과가 농지 규모화·집적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농촌 현실을 고려하고 임차농 보호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송 장관은 간담회 이후 인근 농지에서 농관원과 농어촌공사가 진행한 심층조사와 드론 조사 시연을 참관했다. 송 장관은 “농지 전수조사 추진 상황을 직접 챙기고, 현장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밀착 지원할 것”이라며 “전수조사가 농지 투기를 근절하고 농지가 농업인을 위해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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