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훈풍에 초과세수 15조 전망⋯정부, '미래 투자' 새판 짠다

입력 2026-06-1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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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월 국세수입 164조 돌파…법인세·증권거래세 호조가 견인
李대통령 "성장 잠재력 투자" 발언 계기로 초과세수 활용 패러다임 전환
엄격한 추경 대신 '미래대응기금' 신설 및 '국부펀드' 투입 유력 검토

▲오만원 권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오만원 권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반도체 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올해 국세수입이 두 달 전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전망치보다 최소 15조원 이상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막대한 초과 세수가 예상됨에 따라 정부는 단순한 부채 상환을 넘어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재원 활용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14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올해 1~4월 누적 국세수입은 164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조9000억원(15.4%) 급증했다.

이 증가율이 연말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국세수입은 작년보다 57조6000억원 늘어난 431조5000억원에 달해, 올해 4월 추경 전망치(415조4000억원)를 16조1000억원가량 웃돌게 된다.

현재까지의 세수 증가세가 이어진다는 전제 아래 추가 초과세수가 15조원을 상회하는 셈이다.

최근 5년 평균 4월 세수 진도율(38.6%)을 적용하더라도 추경안보다 9조7000억원 이나 많은 수준이다.

이러한 세수 호조는 법인세, 소득세, 증권거래세가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세로 4월까지 법인세는 작년보다 3조2000억원 늘어난 39조원이 걷혔다.

특히 증시 변동성 확대로 거래대금이 급증하며 증권거래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90.9% 폭증한 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세수에서 0.9%에 불과했던 증권거래세 비중이 2.5%까지 확대되며 세수 규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부동산 거래 증가 등에 힘입어 소득세 역시 5조9000억원 증가했다.

정부는 15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 초과 세수를 기존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반적으로 세계잉여금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채무 상환 등에 쓰이고 남은 자금이 추경에 활용된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대한민국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방향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활용 패러다임이 크게 전환됐다.

이에 기획예산처 등 당국은 엄격한 요건과 사용처 제한을 받는 추경 대신, '미래대응기금(가칭)'을 신설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기금 형태로 재원을 적립하면 국회 심사 없이도 첨단산업 발전이나 미래 세대를 위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투자를 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국가재정법 개정 등 별도의 입법 절차가 뒷받침돼야 한다.

올해 하반기 출범 예정인 '한국형 국부펀드'에 초과 세수를 투입하는 방안도 비중 있게 거론된다. 싱가포르의 테마섹을 벤치마킹한 이 펀드는 현세대의 자산을 장기적으로 증식하는 투자기구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초과 세수를 국부펀드에 넣어 투자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관계 당국은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국부펀드 투입, 혹은 두 방안의 병행 등을 놓고 폭넓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초과 세수 활용을 위한 새로운 밑그림은 이달 말 발표될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이나 8월 예산안 제출 시점에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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