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에 값 매기는 우주항공 IPO…하나에어로, 흑자 제조사 가치 시험대 [IPO 엑스레이]

입력 2026-06-1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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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에어로다이내믹스 홈페이지)
(하나에어로다이내믹스 홈페이지)

[편집자 주]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과거처럼 ‘성장성’만으로 시장 선택을 받던 시대는 지났다. 투자자들은 이제 기술적 실체와 지속 가능한 재무 기반을 냉정하게 살핀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 실적과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 본지는 상장을 앞둔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재무 건전성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실제 기관투자가들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주목하는 핵심 리스크를 짚는다.

우주항공 공모시장에서는 단기 이익보다 성장성을 앞세운 기업가치 산정 논리가 더 힘을 얻고 있다. 이런 시장에 흑자를 내는 항공부품 제조사 하나에어로다이내믹스(이하 하나에어로)가 코스닥 예비심사에 나서면서 제조업 기반 수익성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에어로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 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다. 2007년 설립된 하나에어로는 항공기 부품과 치공구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항공부품 제조사다.

감사보고서상 하나에어로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333억원, 영업이익은 약 50억원, 당기순이익은 24억원 수준이다. 영업 부문별 수익은 치공구사업부 약 133억원, 조립사업부 121억원 가량으로 두 부문이 전체 매출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했다. 회사는 항공기 부품·치공구·조립 수익을 고객 인수 시점에 인식하고 있어, 매출 구조도 납품과 고객 인수에 기반한 제조업에 가깝다.

이 지점은 스페이스X발 우주항공 투자심리와도 차이가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2025년 매출이 186억7000만 달러로 늘었지만 49억4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그럼에도 상장 과정에서는 1조7500억 달러를 웃도는 기업가치가 거론됐다. 현재 이익보다 미래 시장 지배력과 성장 가능성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받은 셈이다.

반면 하나에어로는 이미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공모 과정에서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지만,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는 별도의 과제도 따른다. 성장주형 멀티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순 수익성보다 수주 확장성과 반복 매출 구조를 함께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흑자가 곧 높은 공모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최근 예심을 청구한 우주항공 기업들과 비교해도 하나에어로의 성격은 다르다. 넥스트에어로스페이스는 매출이 늘고 있지만 영업손실도 확대된 성장주형 기업으로 평가된다. 에이엔에이치스트럭쳐 역시 항공 구조설계 역량을 양산 매출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 이들과 달리 하나에어로는 치공구와 조립, 부품 제조를 기반으로 이익을 내는 제조사형 IPO에 가깝다.

공모 과정에서는 이 지점이 핵심 평가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감사보고서상 지난해 매출의 58.91%는 A사, 30.06%는 B사에서 발생했다. 두 고객이 전체 매출의 약 89%를 차지한 셈이다. 치공구와 조립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은 항공기 생산 공정에 깊숙이 들어가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소수 고객사나 기체 프로그램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재무구조도 함께 봐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자산은 약 297억원, 유동부채는 410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전환사채와 관련 파생상품부채가 유동부채로 잡힌 점도 공모 과정에서 확인될 대목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하나에어로다이내믹스는 적자를 감수하는 우주항공 성장주라기보다 이미 매출과 이익이 나는 제조사에 가깝다”며 “공모가 산정에서는 치공구·조립 매출이 얼마나 반복 가능한 수주로 이어질지가 핵심이다. 이번 IPO는 흑자 제조사가 우주항공 공모시장에서 어떤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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