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호남 반도체 투자 검토설 부상…'지역균형 발전' 카드 되나

입력 2026-06-1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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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패키징 공장·청주 추가 투자 등 거론
이재명 정부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와 맞물려 관심
기업들 "확정된 계획 없다" 선 긋기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이재명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을 핵심 국정 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호남·충청권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정치권과 정부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의 지리적 분산을 통해 국가 균형 발전과 첨단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구상이란 해석이 나온다.

10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투자의 지역 분산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생산시설 투자 계획도 논의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관심은 호남권에 쏠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광주 지역에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후공정 시설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충남 천안을 중심으로 패키징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패키징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거점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는 비교적 풍부한 산업용 용수와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을 갖춘 데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지로 거론된다. 특히 호남권이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요구하는 RE100 대응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새만금 일대에 엔비디아와 협력한 피지컬 AI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호남권 첨단산업 집적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 역시 일부 후공정 시설이나 첨단 패키징 관련 투자를 지방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이미 충북 청주에 19조원을 투자하는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 'P&T7' 건설 계획을 발표한 상태여서 추가 투자 역시 충청권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논의가 이재명 대통령이 예고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와 연계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모든 국민과 국토가 성장의 기회와 혜택을 고루 누리는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 나아가겠다"며 "조만간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달 말 예정된 이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 간 간담회가 관련 구체화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제 투자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반도체 생산시설은 전력·용수·인력·협력사 생태계 등이 집적된 수도권과 충청권 중심으로 구축돼 있어 신규 거점 조성에 상당한 비용이 수반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련 논의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역시 "기업 투자 계획은 기업의 의사 결정 사항"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 효율성과 공급망 안정성이 최우선"이라며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정책적 요구와 기업의 투자 수익성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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