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넘어 미래 의료로”…대한의학회, 창립 60주년 학술대회 개최

입력 2026-06-0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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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수련교육·지역의료 등 해법 모색

▲이진우(오른쪽에서 세 번쨰) 대한의학회 회장을 비롯한 학회 임원진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이진우(오른쪽에서 세 번쨰) 대한의학회 회장을 비롯한 학회 임원진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대한의학회가 의정갈등 이후 한국 의료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한다.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부터 의사인력 수급 추계, 지역의료 등 현재 의료계가 직면한 핵심 현안을 한자리에서 다룬다.

대한의학회는 8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2일 서울 서초구 플렌티컨벤션에서 창립 60주년 기념 ‘2026 대한의학회 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소통과 공감, 새로운 60년을 열다’를 슬로건으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대한기초의학협의회,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등 6개 기관과 공동 세션을 운영한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은 “2022년부터 의료 관련 단체들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을 만들자는 취지로 학술대회를 이어오고 있다”며 “지난 2년간 의정사태라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갈등 이후 의료계가 나아갈 방향과 지역의료, 필수의료 등 해결되지 않은 의료정책 이슈를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한의학회는 올해 출범한 전공의수련교육원을 이번 학술대회의 핵심 의제로 내세웠다. 의정갈등 과정에서 드러난 전공의 수련환경 문제를 계기로 기존의 시간 중심 교육에서 역량 중심 교육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중신 대한의학회 부회장(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전공의수련교육원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대한민국 전공의 수련의 표준화와 수련 과정 중 현장평가 시스템 도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4년 수련을 마친 뒤 전문의 시험 한 번으로 역량을 평가했다면 앞으로는 수련 과정에서 실제 환자를 진료하며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평가는 당락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수련 시간도 중요하지만 역량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도 나왔다. 오승준 대한의학회 부회장(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은 “미국 내과 전공의는 주당 80시간, 3년 동안 약 1만2000시간을 수련하고 프랑스와 일본도 비슷한 수준”이라며 “우리나라는 주당 60시간 기준으로 내과 3년 수련 시 1만 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환자 입장에서 ‘할 줄 아는 의사’와 ‘능숙한 의사’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사인력 수급 추계와 지역의사제도 주요 화두다. 이 회장은 “의료인력 문제는 전체 의사 숫자보다 지역별·전공별 필요한 인력을 과학적으로 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기술 발전에 따른 의료 환경 변화까지 반영한 합리적인 수급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의사제와 관련해서는 “지역의사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교육과 평가를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아직 부족하다”며 “기본적인 의사 역량에 더해 지역의료에 필요한 소양을 어떻게 교육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와 AI 활용, 지역의사제와 의학교육 평가인증, 혁신 의료기술의 신속한 도입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HTA 제도 개선 방안 등이 학술대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이 회장은 “의정사태를 겪으며 많은 아픔이 있었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갈 계기도 됐다”며 “창립 60주년을 맞아 의료계가 사회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미래 의료체계를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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