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환자의 기능 회복과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국내 최초의 재활치료 표준진료지침 개발이 본격화된다. 그동안 통증 조절 중심으로 이뤄졌던 치료 체계에서 벗어나 재활치료를 통한 기능 회복에 초점을 맞춘 국가 차원의 첫 연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임재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에 선정돼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 재활치료를 위한 한국형 표준진료지침 개발 연구’를 수행한다고 8일 밝혔다.
CRPS는 외상이나 골절, 수술, 신경 손상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난치성 통증질환이다. 손상 부위 상태와 비교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지속되며 감각 이상, 부종, 운동기능 저하, 자율신경계 이상 등을 동반한다.
질환이 장기화되면 관절 구축과 근력 저하, 보행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학업과 직장생활, 사회활동 유지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한다.
현재 국내 의료현장에서는 약물치료와 신경차단술 등 통증 완화 중심 치료는 비교적 체계화된 반면 재활치료 분야는 표준화된 진료지침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마다 치료 방식에 차이가 발생하고 환자들도 적절한 치료 시기와 방법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연구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구진은 국내외 임상진료지침과 최신 연구 결과를 분석하고 실제 임상 경험과 환자 요구를 반영해 국내 의료환경에 적합한 재활치료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재활의학과를 중심으로 통증의학, 정형외과, 신경외과, 심리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다학제 연구체계를 구축하고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 GRADE 방법론, 전문가 델파이 합의 등을 통해 근거 기반 지침을 개발한다.
주요 내용은 △질환 단계별 재활치료 원칙 △재활치료 시작 시점과 강도 △운동치료 및 작업치료 적용 기준 △거울치료 △단계적 운동심상훈련 △인지행동치료 △전기물리치료 △심리사회적 지원 △다학제 진료체계 구축 △재활치료 효과 평가 지표 개발 등이다.
의료진용 진료지침뿐만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자료도 함께 개발한다. 연구진은 환자단체 의견을 반영해 실제 치료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요구사항도 권고안에 담을 예정이다.
임 교수는 “CRPS는 단순한 통증질환이 아니라 환자의 기능과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복합질환”이라며 “재활치료는 환자가 일상생활과 사회적 역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치료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들이 어느 의료기관을 방문하더라도 일관되고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 향후 재활치료 접근성 향상과 건강보험 정책 개선에도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환자단체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용우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 회장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전국 어디서나 보다 체계적이고 일관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며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와 재활치료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