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사흘 새 1조원 급증…금리 인상 앞두고 '빚투' 경고음

입력 2026-06-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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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강세에 마이너스통장 활용 투자 수요 빠르게 확대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 7.33%…신용대출도 6%대 목전
금융당국, 가계부채 리스크 주시…추가 규제엔 신중 기류

(이투데이DB)
(이투데이DB)

증시 강세에 올라탄 '빚투' 자금이 은행 신용대출 창구로 빠르게 흘러들고 있다. 5대 시중은행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3영업일 만에 1조원 가까이 불어났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한 대출금리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상승장 뒤에 쌓인 레버리지가 증시 조정과 맞물릴 경우 가계부채 리스크로 번질 수 있어 금융당국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106조5154억원에서 이달 4일 107조5048억원으로 늘었다. 3영업일 만에 9894억원 증가한 것으로 하루 평균 3300억원가량 불어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달부터 뚜렷해졌다. 5대 은행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한 달 동안 2조1741억원 늘었다. 전월 감소세에서 벗어나 증가폭을 키운 것으로 증시 강세와 맞물려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활용한 투자 수요가 은행권으로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대출은 용도 제한이 상대적으로 적고 실행 속도도 빠르다. 특히 마통은 한도만 열어둔 뒤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어 상승장에서는 빚투 자금으로 활용되기 쉽다.

문제는 대출금리도 동시에 뛰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5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연 4.39~7.33%로 집계됐다. 지난달 8일 연 4.40~7.00%와 비교하면 한 달 새 상단이 0.33%포인트(p) 올랐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7.3%를 넘어선 것은 2022년 10월 말 이후 3년8개월여 만이다. 신용대출 금리도 6%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5일 기준 연 4.31~5.93%로 한 달 전보다 상단이 0.31%p 높아졌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연 3.83~6.23%로 상·하단이 각각 0.18%p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점도 차주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물가와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실제로 오르기 전부터 채권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먼저 반응하면서 차주들이 체감하는 금융비용은 이미 높아졌다.

금융당국은 빚투 확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용대출 증가가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가가 조정받을 경우 레버리지 투자에 나선 차주들은 투자 손실과 이자 부담을 동시에 떠안게 된다. 다만 당장 신용대출 규제를 더 조이기는 쉽지 않다. 이미 신용대출 한도 규제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고 있는 데다 금리 상승으로 차주의 부담도 커졌다. 일률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면 생활자금이나 긴급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우선 증시 과열을 부추길 수 있는 상품과 판매 관행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해외 비상장주식 공모주 청약 판매 등 투자자 피해 우려가 큰 영역을 들여다보며 시장 과열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신용대출 증가는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한 투자 수요와 맞물린 흐름으로 보인다"며 "금리 상승기에는 기대수익률보다 이자 부담이 먼저 커질 수 있는 만큼 차주의 상환능력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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