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 32위 추락 전망…경제 기초체력 약화 경고

7일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85%에서 올해 1.66%로 하락한 데 이어 내년에는 1.52%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내년 4분기 기준으로는 1.46%를 기록해 OECD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1.5%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잠재성장률은 노동·자본 등 생산요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물가 상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성장 수준으로 경제의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하락한다는 것은 경제의 장기 성장 여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2년 3.62%에서 2016년 2.93%로 처음 3% 아래로 떨어진 뒤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처음 2%를 밑돈 데 이어 내년에는 1.5% 선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다.
국가 간 비교에서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OECD가 분석한 주요 47개국 가운데 한국의 잠재성장률 순위는 지난해 28위에서 올해 31위로 밀려났고 내년에는 32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1997~2007년 평균 잠재성장률 5.03%로 7위에 올랐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주목할 점은 OECD가 같은 발표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2.6%로 0.9%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는 점이다. 상향 폭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반영된 결과다.
성장률 전망은 높아졌는데 잠재성장률은 더 낮아진 것이다. OECD가 한국 경제의 단기 성적표는 개선됐지만, 장기 성장 기반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성장률 개선이 반도체 업황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과 투자 확대, 노동시장 개혁 등 구조개혁이 병행되지 않으면 잠재성장률 반등은 쉽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한국 경제의 경기 복원력이 취약한 가운데 경기 회복 국면으로의 진입이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성 향상과 산업 구조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잠재성장률 반등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에게 AI 글로벌 3강 도약, 반도체·신성장동력 육성, 지방 성장축 구축 등을 담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추진 방향을 보고했다. 정부는 이달 말 세부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