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100년이 보여준 ‘좋은 약’의 길…K제약 이정표 된 ‘유일한 정신’

입력 2026-05-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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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제약바이오산업 성장사와 겹쳐…수입의약품 들여오던 단계에서 오픈이노베이션까지

▲유한양행 본사 전경 (사진제공=유한양행)
▲유한양행 본사 전경 (사진제공=유한양행)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박사가 남긴 철학은 단순한 기업 이념을 넘어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준으로 평가된다. 1926년 유한양행을 세운 유 박사는 “건강한 국민만이 주권을 누릴 수 있다”는 신념 아래 과학적으로 검증된 ‘좋은 약’을 국민에게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철학은 국내 제약산업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 투자로, 한국 제약산업 이끌어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성장 과정은 한국 제약산업의 발전사와도 궤를 같이한다.

수입 의약품 유통에서 출발해 자체 제제 개발과 원료 국산화, 독립 연구조직 구축, 혁신신약 개발, 오픈이노베이션 확대에 이르기까지 국내 산업이 거쳐온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시대 변화에 맞춰 연구개발(R&D) 체계를 끊임없이 진화시키며 산업의 다음 단계를 제시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일한 정신의 출발점은 신뢰와 품질이었다. 그는 좋은 약을 단순히 많이 팔리는 제품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환자 치료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의약품으로 정의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창업 초기부터 해외 우수 의약품을 엄선해 국내에 도입했고 이후에는 자체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당시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드문 전략이었다.

1930년대 출시된 안티푸라민은 이러한 변화의 상징적 사례로 꼽힌다. 자체 연구를 기반으로 개발된 안티푸라민은 유한양행이 단순 유통회사를 넘어 연구개발 중심 제약사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됐다. 이어 소사공장에 연구시설을 구축하며 생산과 연구를 결합한 체계를 마련한 것도 국내 제약산업 초기 인프라 형성에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후 복구기와 산업화 시기에는 원료 국산화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유한양행은 항결핵제 원료 국산화 등을 통해 수입 의존도를 낮추며 기술 자립 기반을 다졌다. 이는 단순 생산 확대를 넘어 국내 제약산업이 외국 기술 모방 단계를 넘어서는 데 기여한 사례로 평가된다.

1980년대 들어서는 물질특허 제도 도입과 함께 연구개발 체계 개편도 본격화됐다. 유한양행은 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독립 연구조직을 구축하고 신약개발 중심 체제로 전환했다. 국내 제약업계가 ‘복제’ 중심에서 ‘창출’ 중심으로 이동하던 흐름과 맞물린 변화였다. 이후 신물질 탐색과 제제기술 고도화, 해외 기술수출 등에서 경쟁력을 확대해 나갔다.

(사진제공=유한양행)
(사진제공=유한양행)

신약 ‘렉자라’로, 항암제 첫 미국 진출 성과 이뤄내

2000년대 이후에는 개량신약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성장 축으로 자리 잡았다. 듀오웰, 트루셋, 로수바미브 등은 복합제 설계와 제제기술 경쟁력을 보여준 대표 사례다. 특히 외부 바이오벤처와 협업해 초기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자사의 연구·임상·사업화 역량을 결합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은 유한양행의 체질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표적 성과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다. 렉라자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수출을 거쳐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국산 항암제가 미국 시장 문턱을 넘은 사례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에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순히 신약 하나의 성공을 넘어 한국 기업도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의미다.

유한양행의 100년은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시사한다. 단기 실적보다 장기 비전에 기반한 연구개발, 오픈이노베이션 중심 전략, 제조·품질·규제 대응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역량 확보가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유일한이 강조했던 ‘사람 중심’ 철학 역시 여전히 중요한 가치로 꼽힌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지금 또 다른 전환점에 서 있다. 기술수출을 넘어 자체 혁신신약의 글로벌 상업화 성과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유한양행 100년이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좋은 약은 좋은 철학에서 출발하며, 좋은 산업은 사회적 책임 위에서 성장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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