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사회에서 ‘노인’을 정의하는 기준이 변화의 기로에 섰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민이 체감하는 노인 연령은 평균 71.6세로 법적 기준인 65세와는 약 7년의 격차가 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의 괴리는 정책적 재검토가 시급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최근 '노인 연령 기준 상향' 논의가 국가적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26일 정책연구관리시스템(PRISM)의 분석에 의하면, 현재 만 65세인 법적 노인 기준을 75세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할 경우 2065년까지 기초연금 지출을 최대 600조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는 국가 재정 부담 완화 측면에서 가장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은 선진국 중 연금 지출 증가 속도가 가장 가파른 국가로 분류된다. 기준 연령이 상향되면 기초연금은 물론 노인 일자리 예산 및 각종 복지 혜택의 지급 시점이 유예되어 대규모 재정 확보가 가능해진다. 특히 만성적 적자에 시달리는 도시철도 재정 또한 지하철 무임승차 기준 연령 조정에 따라 운송 적자 폭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 기준의 상향은 '생애 주기의 연장'과 직결되며 이는 곧 노동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숙련된 고령 인력을 산업 현장에서 더 오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은퇴 시점이 늦춰짐에 따라 청년층과의 '일자리 경합' 논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고임금 숙련직의 고용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신규 채용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존재하며 이는 세대 간 갈등 심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제도 변화에 따른 복지 공백기의 발생이다. 법적 노인 기준은 높아지는 반면, 실질적인 은퇴 연령이나 국민연금 수령 시점이 이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특정 연령대에서 소득 공백이 발생하게 된다.
신체적·경제적 사유로 근로를 지속할 수 없는 고령층에게 이러한 공백은 치명적이다. 촘촘한 사회 안전망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기준 상향은 오히려 노인 빈곤을 심화시키고 장기적으로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