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딜보다 ‘전략적 퍼즐 맞추기’…신사업 축 구축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이후 업계는 10년 만에 새로운 인수합병(M&A) 전략 축을 재편하고 있다. 과거처럼 단일 대형 딜보다는 인공지능(AI), 로봇, 냉난방공조(HVAC)를 중심으로 한 ‘삼각 편대’ 구축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수년간 AI와 로봇, 공조 분야에서 잇따라 투자와 인수를 단행하며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체화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확보를 통한 로봇 사업 내재화, ZF ADAS 사업부 인수를 통한 자율주행·로봇 핵심 센서 확보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공조(HVAC)와 메드테크 분야에서도 추가 인수합병(M&A)을 공식화하며 차세대 성장 축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약 126조원에 달한다.
AI 분야에서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풀스택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확산에 대응해 자체 AI 모델과 온디바이스 AI 기술 개발을 병행하는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 및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엣지 디바이스를 잇는 생태계 구축이 핵심이다.
로봇 사업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로봇을 낙점하고 휴머노이드와 서비스 로봇 개발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특히 인공지능과 센서, 구동 기술을 결합한 ‘피지컬 AI’ 구현을 목표로 하며 관련 스타트업 투자와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HVAC 사업은 최근 가장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는 영역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력 효율 수요 증가에 맞춰 냉각·공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삼성도 관련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가전사업 기반의 공조 기술을 산업용·데이터센터용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대형 M&A 중심이었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삼성은 하만 이후 조 단위 ‘빅딜’ 대신 기술 확보형 중형 인수와 전략적 투자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레인보우로보틱스), AI(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메드테크(소니오·젤스), 오디오·전장(룬,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AI 데이터센터 중심의 공조(플랙트) 등 미래 성장 산업 관련 기업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퍼즐 맞추기식 M&A’로 해석한다. 특정 사업을 단번에 키우기보다 핵심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보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특히 AI와 로봇, HVAC는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홈, 스마트팩토리로 연결되는 공통 축을 형성한다. AI가 두뇌 역할을 하고 로봇이 실행을 담당하며 공조 시스템이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구조다. 삼성전자가 향후 다시 조 단위 대형 M&A에 나설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순 외형 확대보다 기술 내재화와 사업 간 연결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