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최저임금 논의의 최대 쟁점은 인상률과 도급제근로자 적용 여부로 압축된다. 두 가지 사안에 대해 노사 간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만큼 이번 협상에서 새로운 갈등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21일 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2% 안팎 수준이다. 최저임금 인상률(적용연도 기준)은 2024년부터 정체됐다. 이는 2018~2019년 고율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 ‘소득 주도 성장’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을 2018년 16.4%, 2019년 10.9% 올렸다. 2025년 기준 최저임금 수준이 1만원(시급 기준)을 돌파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1만320원, 주휴수당을 반영한 월급으로 환산(209시간)하면 215만6880원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21일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어 “낮은 인상률이 지속되면서 노동자들은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은 곧 청년 노동 정책”이라며 “노동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영계는 고유가·고환율에 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며 꾸준히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올해 최저임금 심의는 엄중한 경제 현실과 현장의 지불 여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도급제근로자 적용도 핵심 쟁점이다. 법적 근거는 최저임금법 제5조 제3항과 시행령 제4조다. 법령에 따르면 도급제 등 근로시간 파악이 어렵거나 일반 최저임금 적용이 어렵다고 인정되면 ‘생산고 또는 업적의 일정 단위’에 최저임금액을 정할 수 있다. ‘도급제 등’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프리랜서, 플랫폼 종사자 등 일반적 ‘근로자’가 아닌 노무 제공자다.
현재 특고 등은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근로자성을 인정받은 경우에만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근로자가 아니면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등 노동관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최저임금 도급제근로자 적용은 현실적으로 먼저 풀어야할 난제가 있다. 도급제 등에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용역에 투입되는 시간을 고려해 그 대가의 하한선을 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배달기사가 한 시간에 3건의 배달이 가능하다면 배달 건당 수수료를 최저임금의 3분의 1 수준으로 정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선 업종별로 용역당 투입되는 시간·비용을 조사해야 하는데, 같은 업종에서도 상품이나 서비스의 종류, 원가, 업무 방식에 따라 용역당 투입되는 시간·비용 차이가 크다.
여기에 최저임금 도급제 등 적용은 광범위한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근로자성과 무관하게 도급제 등의 최저임금을 정하면 범위를 놓고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전·현직 공익위원들도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제안서에서 “근로시간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지 않는 도급제 종사자라고 하더라도 최저임금 적용을 위해서는 근로자로 인정돼야 한다”고 일축했다.
최저임금 도급제근로자 적용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비용 압박과 직결될 수 있다. 음식 등 배달의 경우 소비자와 판매자가 비용을 분담하고 이를 플랫폼업체가 중개하는 구조인데, 배달 비용이 오르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와 판매자가 부담하는 원가가 모두 오른다. 노동부 내부에서는 최저임금 도급제 등 적용은 그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최저임금위원회 활동 기간인 3개월여 심의 기간에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기준, 수준을 모두 정하는 데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