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상수지, 넉 달 흑자로 2024년 실적 넘었다⋯"일본·대만·독일 제쳐" [종합]

입력 2026-06-0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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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째 200달러 흑자 돌파⋯4개월 만에 1000억달러 웃돌아
'지난해 5위' 주요국 경상수지 순위서도 중국 이어 2위로 '껑충'
반도체에 가려진 비IT 수출⋯"의약품ㆍ석유ㆍ선박 중심 호조"
5월 전망도 긍정적⋯"반도체 수출 3월에 버금가는 수치 될 것"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4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김준영 국제수지팀 과장, 유성욱 금융통계부장, 박성곤 국제수지팀장, 임연빈 국제수지팀 과장 (사진제공=한국은행)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4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김준영 국제수지팀 과장, 유성욱 금융통계부장, 박성곤 국제수지팀장, 임연빈 국제수지팀 과장 (사진제공=한국은행)

4월 경상수지가 역대 2위 흑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누적 경상수지 흑자가 1000억달러를 상회했다. 이는 2024년 연간 경상수지 성적표를 가뿐하게 넘어선 수치다. 1분기 경상수지 성적표를 주요국과 비교한 결과에서도 일본과 대만, 독일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누적 경상수지 규모는 총 1026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직전월인 3월 역대 최대 흑자(379억2800만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4월에도 역대 2위 수준인 282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첫 3개월 연속 200억달러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024년 연 실적도 넘어섰다. 2024년 국내 경상수지는 990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1000억달러에 약간 못 미쳤다.

1분기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실적은 주요국 가운데서도 두드러진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국 중 5위를 기록했던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1분기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순위를 보면 △중국 △독일 △일본 △대만에 이어 한국 순이었으나 올들어 대만과 독일, 일본을 제친 것이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대만의 경우 2019년부터 우리나라보다 경상수지 규모가 높았고 지난해에도 연 기준 570억달러 많았다"며 "그런데 올해 1분기에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대만보다 120억달러 더 컸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 호조에 힘입은 상품수지 개선이 이끌었다. 4월 상품수지는 338억8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년 전 같은 기간(97억 8000만달러)과 비교하면 흑자 폭이 3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수출은 905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4.5%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컴퓨터 주변기기(SSD)가 411.3% 늘어나는 등 IT 품목이 호조를 지속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통관 기준)이 1년 새 171.4% 증가하며 상품수지 흑자를 견인했다.

반도체 호황에 가려지긴 했으나 비IT 품목 수출도 호조세를 나타냈다. 비IT 주요 품목으로는 석유제품(39.4%)과 화공품(10.7%)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유 부장은 "당연히 IT품목이 전체 수출을 주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비IT 부문에서도 의약품이나 유가 상승으로 인한 석유제품, 선박 등도 누적된 수주가 높은 수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의 수출 상황을 양극화(K자형 성장)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 규모는 567억달러로 전년 대비 16.1% 늘었다. 중동 전쟁 영향으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반도체‧장비 등 자본재도 크게 늘면서 증가세를 지속했다. 주요 수입품목을 보면 반도체제조장비가 55.5% 늘었고 석탄과 원유 수입도 각각 26.7%, 13.1% 늘었다. 소비재에서는 금 수입이 35.3% 확대됐다.

서비스수지는 24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보다 적자폭을 키웠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27억달러 적자)과 비교하면 적자규모가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건설을 제외한 전 항목에서 감소했는데 이 중 기타사업서비스의 경우 15억 8000만달러 적자로 직전월(13억 3000만달러)에 비해 적자폭이 늘었다. 또한 전월 봄철 국내 여행 성수기를 맞아 136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던 여행수지가 4월 들어 적자로 돌아섰다.

배당소득과 투자소득을 반영하는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5억3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전월 흑자를 나타냈던 배당소득수지 규모는 30억2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4월은 외국인 배당급 지급으로 인해 본원소득수지 적자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계절적인 배당지급 집중과 더불어 주요 기업의 배당성향이 상승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은 순자산이 254억6000만달러 증가해 전월(369억9000만달러) 대비 증가폭이 다소 축소됐다. 이 기간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62억4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들의 국내투자는 13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82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외국인들의 증권투자는 국내 채권을 중심으로 35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한은은 5월 경상수지 역시 역대급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유 부장은 "5월 반도체가 3월에 버금가는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본원소득수지 역시 배당 등 계절적 요인이 해소됐다"라며 "5월 경상수지도 3월 못지 않은 흑자를 기록할 것"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규모를 2500억달러로 제시했는데 4월까지의 누적 규모(1270억달러)를 보면 상반기에 이미 70%를 달성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조사국에서 예상하는 전망에 부합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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