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산업단지 46년 만에 대변혁… 업종 제한 풀고 '네거티브 방식' 도입

입력 2026-03-3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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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화전산단 (연합뉴스)
▲부산 화전산단 (연합뉴스)

부산시가 산업단지 입주 업종 규제를 전면 개편한다. 제조업 중심으로 제한됐던 기존 체계를 벗어나 대부분 업종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산업단지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는 46년 만의 구조 개편이다.

부산시는 31일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산업단지 유치 업종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산업단지는 특정 업종만 입주를 허용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산업 초기에는 제조업 육성과 용지 관리에 효과적이었지만, 최근 연구개발(R&D)·데이터·디자인·서비스가 결합된 융복합 산업 구조에서는 기업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로 업종 제한으로 투자 기회를 놓치거나 기업 이전이 검토되는 사례가 발생했고, 업종 변경 시 기업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 역시 투자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전국 최초 전면 전환… “산단을 산업 생태계로”

부산시는 이러한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산업단지를 제외한 시내 모든 산업단지에 대해 유치 업종 체계를 전면 정비한다.

핵심은 ‘네거티브 방식’ 도입이다.

환경 오염 등 일부 제한 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업종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기업 선택권을 대폭 확대하는 구조다.

이는 부산 최초 산업단지인 신평·장림산단 조성 이후 46년 만의 전면 개편이다. 산업단지를 단순 생산기지가 아니라 기술·지식 기반 산업 생태계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단계적 개편… 소규모부터 전면 확산

개편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우선 면적 15만㎡ 미만 소규모 산업단지 9곳을 대상으로 지식산업, 정보통신 등 비제조업 37개 업종을 올해 상반기까지 전면 개방한다.

이후 명지·녹산 국가산단을 제외한 28개 준공 산업단지로 확대해, 기반시설과 환경 여건을 검토한 뒤 2027년까지 전면 개편을 완료할 계획이다.

노후 산업단지는 재생·고도화 사업과 연계해 산업 환경 개선도 병행한다. 단순 업종 확대를 넘어 산업단지의 물리적·기능적 재편까지 동시에 추진하는 셈이다.

권역별 산업 재편… 공항·모빌리티·바이오 축으로

부산시는 이번 개편을 계기로 권역별 산업 전략도 구체화한다.

가덕도신공항 배후권은 항공부품 및 MRO(정비) 산업, 서부산권은 미래 모빌리티, 동부산권은 바이오·헬스케어와 전력반도체 중심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산업단지를 입지 중심 정책에서 산업 전략 중심 정책으로 전환하겠다는 신호다.

남은 과제… “풀어주는 것” 넘어 “담아낼 수 있나”

다만 규제 완화만으로 투자 활성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종 제한을 푸는 것과 실제 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기반시설, 인력 수급, 정주 여건, 인허가 속도 등 종합적인 투자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허용만 된 공간’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기존 제조업 중심 산단과 신산업 간 충돌, 환경 규제 문제, 난개발 우려 등도 함께 관리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산업단지 대변혁 (사진제공=부산시)
▲산업단지 대변혁 (사진제공=부산시)

“산단의 정의를 바꾸는 실험”… 부산 산업정책 시험대

이번 개편은 단순 규제 완화가 아니라 산업단지의 개념 자체를 바꾸는 시도에 가깝다.

‘무엇을 못 하게 할 것인가’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게 할 것인가’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개편은 부산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라며 “기업 활동의 제약을 줄이고 투자와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정책의 성패는 규제 완화 이후 실제 기업과 산업을 얼마나 끌어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부산 산업정책이 ‘공간 관리’에서 ‘생태계 설계’로 전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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