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심장’ 광둥성서 임금·일자리 감소
첨단 제조업 육성·로봇 인력 대체 등 영향
도시 고용 40% ‘긱 노동’…복지 사각지대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중국 제조업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둥성 현지 기업과 노동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임금 하락과 일자리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며 생활 수준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올 들어서도 수출은 호황을 이어갔다. 중국 세관 격인 해관총서가 10일 발표한 1~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8% 급증해 시장 전망인 7.1%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이런 활황에도 노동자 체감경기는 오히려 악화하는 것이 문제다. 그 배경에는 중국 경제 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수년간 경제 구조를 고부가가치 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이달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도 이 방침이 재확인됐다. 미국과의 경쟁에 필수적이라고 여겨지는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 미래 기술 제품의 수출 비중은 커지고 있지만, 이들 산업은 전통 제조업보다 노동 집약도가 낮다.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매우 크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발달로 사람이 필요 없는 ‘다크 팩토리(dark factory)’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청강 쉬 스탠퍼드대 중국경제연구센터 연구원은 “중국 공산당은 현재 경제 성장 유지를 위해 사회 안정성을 점점 더 얇게 늘려 쓰고 있다”며 “표면적으로는 중국이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며 성장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비용은 사회 전체가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국가가 산업 고도화를 이루면 제조업 생산성이 높아지고 공장 고용은 줄어든다. 대신 생산성 향상으로 소득이 증가하면서 서비스 산업이 성장해 노동자를 흡수하는 구조가 나타난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소비 부진으로 서비스 산업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중국 근로자들의 어려움을 가중시켰지만 설문조사에 임한 광둥성 일부 근로자들은 로봇이 인력을 대체하면서 임금 하락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조사에서 지난해 3분기 중국 전체 근로자 임금 증가율은 3.8%로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고용 데이터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분야로 공식 실업률과 소득 통계가 실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중국 인민은행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작년 3분기에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답해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어려움은 플랫폼 노동 확산으로 더욱 가려지고 있다. 현재 도시 고용의 40%를 ‘긱노동’이 창출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들 근로자 상당수는 유급 병가·의료보험·휴가 등 소비를 떠받치는 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상태다.
최근 몇 달간 멕시코에서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여러 나라를 휩쓴 시위처럼 중국 노동시장에 퍼진 불안정성이 사회적 불안을 부추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