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9%대' 역성장⋯전체 경제성장률 제약 요소
"건설업, 올해는 한국 경제 성장 제약요소 벗어날 것"

반도체를 필두로 한 ICT산업이 지난해 한국 경제 전반을 주도했다는 사실이 또 한번 확인됐다. 지난해 연간 ICT산업은 7% 가까이 급성장하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를 끌어올린 반면, 비ICT산업 성장률은 0%대에 그치며 '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한국 경제 체력이 특정 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특정 산업 쏠림 심화'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025년 연간 ICT산업 성장률은 6.9%로 추산됐다. 이는 직전연도(7.3%) 대비 소폭 둔화된 수치이긴 하나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을 보더라도 △1분기 4.4%(전년 동기 대비) △2분기 8.6% △3분기 8.6% △4분기 5.9% 성장했다.
ICT산업 성장은 수출 부문에서도 여실히 증명됐다. 한은이 이날 공개한 실질 GDP 통계 상에 반영된 2025년 연간 수출 현황을 보면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4.2% 상승하며 전체 경제의 하방 압력을 방어하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 국내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등 정보통신부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4년 말 27%대에서 지난해 말 기준 32%까지 커졌다.
반면 비ICT 산업군의 성적표는 암울하다. 이날 발표된 비ICT산업 연간 성장률은 0.4%로 지난 1년 간 사실상 성장세가 멈춘 것으로 파악됐다. 1년 전인 2024년 비ICT산업 성장률이 1%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띄게 낮아진 수치다. ICT산업과 비ICT산업 간 성장률 격차는 2024년 5.8%p에서 지난해 6.5%p로 오히려 커졌다. 지난해 수출에서 비정보통신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3.0%로 전년(-1.7%) 대비 역성장 폭을 키웠다.
비ICT산업 부진에는 침체된 건설업황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은에 따르면 연간 건설업 성장률은 전년 대비 -9.5%를 기록하며 뒷걸음질쳤다. 연간 건설투자도 -9.8%로 급락했다. 건물 및 토목건설이 모두 줄면서 전체 실질 GDP 성장률을 제약했다는 것이 한은 측 설명이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국내 건설투자가 최근 5년 가량 마이너스성장을 이어감에 따라 지난해 연간 성장률을 1.4% 가량 제약했다"고 설명했다.
장기간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투자는 저점을 지나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것이 한은 시각이다. 김 부장은 "올해 건설투자는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와 SOC 투자 확대 등 수혜를 입을 것으으로 예상돼 지난해처럼 성장을 크게 제약하지는 않을 걸로 보고 있다"면서도 "주택 착공 지연이나 누적된 지방 미분양 이슈 등으로 주거용 건설 회복세가 제약돼 회복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 경제 성장 동력이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우리 경제에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정 산업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져 경제와 증시 모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데다 경제 사이클 하강 국면에서는 그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투자 확대 등으로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쏠림 구조 심화 시 시장은 충격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