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 당첨자도 10명 중 6명 청년

청년·신혼부부 중심으로 공공주택 공급이 확대되면서 40·50대 무주택 중장년층이 정책 사각지대로 밀려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출생 대응과 청년 주거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에는 공감하지만 공급 구조가 특정 연령층에 집중되면서 세대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발표한 ‘1·29 공급대책’을 통해 서울과 수도권에 6만 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상당 물량이 청년과 신혼부부를 주요 대상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수도권 신축 매입임대주택 1만1000가구 가운데 약 60%인 6600가구를 청년과 신혼부부에 배정할 계획이다. 최근 공급 추이를 보면 신축 매입임대뿐 아니라 전세임대와 행복주택 등 전체 임대 물량의 약 50~65%가 청년과 신혼·신생아 가구에 돌아갔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청년·신혼부부 대상 공공임대 공급은 3만 가구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공공분양에서도 청년층 비중은 높은 편이다. LH가 26일 발표한 ‘숫자로 보는 2025년 LH 공공주택 청약’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H 공공분양 최초 당첨자 1만7828명 가운데 만 19~39세 청년은 1만605명으로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정부는 저출산 대응 정책의 하나로 신혼부부 대상 주거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2024년에는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명칭을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으로 변경하고 소득 기준에 따라 Ⅰ형(저소득층)과 Ⅱ형(중산층)으로 구분해 공급하고 있다. 공고일 기준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와 예비신혼부부 등이 대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공급 구조가 중장년 무주택자에게는 체감 기회를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주택 주요 유형 상당수가 청년·신혼 중심으로 설계되면서 연령 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소득 기준을 초과하는 40·50대 무주택 가구는 사실상 지원 대상에서 밀려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A씨는 “요즘 청년·신혼부부 중심으로 정책 지원이 쏠리면서 자녀를 둔 중년층은 정작 소외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40대 B씨는 “공공분양 공급 물량은 여러 차례 개정되며 특별공급이 늘고 일반공급은 줄었다”며 “그나마 중장년층이 기대하던 일반공급 물량은 바늘구멍이 됐다”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공주택이 청년·신혼부부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청년과 신혼부부 중심으로 정책을 강화했다기보다는 그동안 이들이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책적 지원의 폭이 좁았던 부분을 정상화하고 제 궤도에 올리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거 정책의 일환으로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복지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청년·신혼부부 중심의 공급 확대가 곧바로 중장년층의 주거 기회 축소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공급 물량은 ‘최초 공급’ 기준으로 잡힌 계획 물량”이라며 “기존 입주자가 퇴거한 뒤 수선·보수를 거쳐 다시 임대하는 재임대 물량이 계속 발생하는 만큼 중장년층이 신청할 수 있는 물량이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