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설 연휴 만난 ‘건너건너 부자’와 불행한 개미들

입력 2026-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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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은 마켓부 기자
▲임하은 마켓부 기자

설 연휴 내내 ‘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코스피 5600 시대, 마켓부 기자에게 명절은 휴식이 아닌 업무의 연장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들은 안부 대신 질문을 쏟아냈다. “코스피 언제까지 오른대?”, “그래서 어떤 종목 사야 된대?” 나는 똑같은 답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정말 알고 싶다.”

떼돈을 번 지인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도 고역이다. “친구의 큰아버지가 1년 전에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전부 삼성전자에 넣었대. 대박 나서 이번에 회사도 그만두셨대.” 어째서 주식 성공 신화는 늘 극단적이고, 그 주인공은 왜 항상 나도 내 친구도 아닌 ‘건너건너 아는 사람’인 걸까.

취재 현장에서 지켜본 민낯도 다르지 않았다. 최근 마켓부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는 강세장 속에서 소외된 개인들의 눈물을 기록했다. △외국인·기관이 이끈 강세장…개미의 눈물은 여전 △오천피·천스닥의 함정...고점 뛰어든 개미들 추격 매수에 운다 등의 기획기사를 연달아 내보냈다.

조급함은 위험한 선택을 부른다. 취재 중 만난 증권사 연구원은 개미들의 수익률이 낮냐는 질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우량주는 재미없고 뻔하다며 상승 여력이 더 높은 고위험 종목만 찾아다니는 경향이 있어 상승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답했다. 불기둥, 폭등과 같은 과격한 단어를 쓰지 않고는 지나칠 수 없는 하루 속에서 개인은 더 위태로운 불꽃 속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100년 전 사람들도 다르지 않았다. 버트런드 러셀은 1930년에 쓴 책 ‘행복의 조건’에 이렇게 적었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안전한 투자를 해서 4%의 이익을 거두기보다 위험한 투자를 해서 8%의 이익을 얻는 것을 선호한다. 결국 이들은 경제적인 타격을 자주 입게 되고, 끊임없는 근심과 걱정에 시달린다.”

모두가 불안하고 그래서 불행해 보이는 풍경에서 러셀이 말한 ‘행복의 조건’이 자꾸 떠올랐다. 5600이라는 숫자가 주는 풍요보다 그 뒤에 가려진 불안이 더 무겁게 느껴진 연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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