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해소 최대 성과”...“중국 반응 신경 써야” 조언

입력 2025-10-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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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편집위원 한미 관세협상 평가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국 정상의 담판으로 극적으로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불확실성 해소’에 높은 점수를 줬다. 아직 품목별 협상이 남았고 대미 투자금 총액이 3500억 달러로 굳어지는 등 다소 아쉬운 점이 있지만 장기 교착을 끝내고 협상의 방향이 명확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운영의 묘’가 중요하고 합의된 투자가 단순한 선의의 지원이 아닌 수익형 구조로 관리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30일 본지 자문위원인 곽범국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수출 환경을 둘러싼 안개가 걷히면서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경영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며 “10년 분할 납부 구조로 정리된 투자금(연 200억 달러)은 외환시장 충격이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10년간 분할 납부 방식으로 합의된 투자금(연 200억 달러) 역시 “우리의 외환보유액 운영 수익 규모 범위 내에서 감당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곽 전 사장은 “이번 투자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직접적인 통화 스와프는 아닐지라도 향후 미 재무성 등과 외환 유보금 관련 안전장치를 논의할 수 있는 보완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이어 “합의된 투자가 손실로 이어지지 않고 ‘수익이 날 만한(profitable) 투자’가 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면서 “이를 위해 합리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신속한 실무 협상이 중요하다”고 했다.

산업별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도영민 두원공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관세협상과 관련해 “잘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도 교수는 “(자동차 관세율이) 15%로 낮춰진 것 자체가 현대차, 기아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에 잘된 상황이다.자유무역협정( FTA) 때 0%였던 것에 비하면 못하지만 그래도 현시점에서 완성차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를 개선하는 것에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관세율이 15%로 일본, 유럽과도 같으니까 경쟁력이 있지 않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오동윤 동아대 교수(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는 “핵잠수함이 협상 카드 역할을 한 만큼 정부가 타결에 총력을 기울인 것”이라면서 “자동차 관세가 조정되면서 한국 기업의 불리함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했다. 오 교수는 “시장 다변화가 결국 해법”이라며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시장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노력이 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조선업 전문가인 이은창 산업연구원 전문위원은 “‘마스가(MASGA)’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그동안 구체화하지 않았던 세부적인 사항도 확정되면서 굉장히 빠르게 기반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세부적인 사항들이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문위원은 “조선업은 반도체나 자동차 공장보다 인력 교육이 상당히 오래 걸리는 일”이라며 “관세 협상 후 미국과 전략적인 방향을 맞추고, 서로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확인해 이를 해소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할 텐데, 큰 그림부터 구체적인 사항까지 전략을 세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원하는 전략적 목표가 있을 텐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전략이나 방안을 한국도 함께 그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외교안보 측면에서는 “영리한 선택이었다”는 호평과 함께 향후 중국과의 관계를 신경 써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을 이끌어 낸 것에 대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중국이 불편해할 소재임에도 모두발언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건 영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만 하루도 안 돼 반응을 할 만큼 이 대통령의 정치적·정무적 판단력이 뛰어났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핵 추진 잠수함으로 인해 중국과의 관계가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이를 풀어나가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았다. 최 평론가는 “대통령실에서 (이 대통령이 중국 쪽 잠수함이라고 언급한 것이) ‘특정 국가의 잠수함을 지칭한 것은 아니다’라고 얘기했지만 중국 입장에서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의 반응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상이 역설적으로 드러낸 한미 FTA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왔다. 곽 전 사장은 “FTA는 법에 준하는 협정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셈”이라며 “미국 측이 FTA의 면세 혜택을 받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안에 대해 기존 협정과의 상충 문제 등 사정적 부분들을 분명히 짚고 재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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