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문제·한반도 평화 포괄 논의…WYD 협력 강화

유럽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레오 14세 교황과 만나 한반도 평화 구상을 설명하고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교황의 방한을 공식 요청했으며, 한반도 평화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교황청의 대북 역할에 대한 의견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은 오늘 레오 14세 교황과 단독 면담을 갖고 이어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도 면담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바티칸 교황궁에서 약 30분간 레오 14세 교황과 독대했다. 취임 후 교황과의 첫 만남이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은) 교황께 한반도 평화 정책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염원과 정부의 구상을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교황청의 변함없는 관심과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과 교황은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레오 14세 교황의 방한을 정중히 요청했다"고 전했다.
내년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레오 14세 교황의 방한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문제와 관련한 교황청의 역할에 기대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교황이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한국에 오실 테니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기대한다는 이 대통령의 말씀이 있었다"면서 "남북 문제와 한반도 평화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교황청 2인자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면담하면서도 교황의 방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남북 관계가 지금은 단절돼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교황청의) 말이 있었다"며 "교황청 측에서는 격려를 표시하는 한편 인내뿐만 아니라 희망이 필요하다는 말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과 파롤린 국무위원장은 한반도 문제 뿐만 아니라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천주교의 기여, AI(인공지능) 기술 혜택이 차별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심도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한편, 유흥식 추기경은 전날 바티칸에서 기자들과 만나 레오 14세 교황이 한반도 평화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유 추기경은 "(교황의 방북 여부는) 북한에 달려 있다"며 "북한이 초청하고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이 미국인인 만큼 미국 교회와의 협력이 이뤄진다면 북한 관계나 북미 관계 개선에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교황께서도 '나도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답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