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효과보다 위험 크다"
"잠재성장률 하락…정책만으로 구조개혁 한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정책과 관련해 "금리로는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없다"고 밝혔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총재는 전날 서울대 경제학부 주최로 열린 ‘통화정책과 구조개혁’ 특강에서 지난 7월과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한 배경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는 "금리 0.25%포인트(p) 인하를 한두 달 미뤄도 경기에는 큰 영향이 없다"면서도 "금리 인하 시그널로 서울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더 고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동성 공급으로 부동산에 불을 지르지 않겠다는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생기는 이익은 잘 안 보이는데 화폐제도를 흔드는 면이 있다"며, "우리가 먼저 발행한다고 달러 스테이블코인 침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G2'가 될 수 있다는 말은 공포마케팅"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의 구조적 한계에 대해서도 짚었다. 이 총재는 지난달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제시한 데 대해 "위기 상황이라기보단 잠재성장률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재정·금융정책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구조가 개혁되지 않는다"며, "재정은 미래 세금을 미리 사용하는 것과 같고, 금리 인하는 경기 조정은 가능하지만 큰 틀은 못 바꾼다"고 강조했다.
또한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정 역할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이 총재는 "지금 경기가 안 좋아 재정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도 "계속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