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한국형 비피더스 균주 개발...보유 균주만 5096종
“3바이오틱스에서 제약까지, 연구 패러다임 전환”
글로벌 표준 원료 개발...새 100년 초석 다질 것

1976년 설립, ‘국내 식품사 최초 연구개발(R&D) 연구소’인 hy중앙연구소가 내년이면 50주년을 맞는다. hy중앙연구소는 단순히 제품 개발을 넘어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한국 발효유 역사를 새로 써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중대 전환점을 앞두고 올해로 3년째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이재환 소장(상무)을 만나, hy중앙연구소의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8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hy중앙연구소에서 만난 이 소장은 국내 식품사 최초 연구소 타이틀에 대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만드는 건 진짜 연구를 통한 솔루션에 있다는 판단의 결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원료를 사서 제품을 만들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우리만의 원료, 솔루션을 만들겠다’는 남다른 철학이 연구소의 출발점이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최초 한국형 비피더스 균주 ‘HY8001’ 개발은 ‘우리 몸에 맞는 균주를 찾자’는 철학에서 출발한 대표 사례다. 이 소장은 “외국인과 체질, 식습관이 다른데 그대로 수입해 쓰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한국인 유아 분변에서 균주를 분리해 신토불이 균주를 만든 것이 hy 연구 역사의 중요한 분기점이었다”고 평가했다.
현재 hy가 사용하는 한국형 비피더스 균주는 HY8001을 개량한 ‘HY8002’다. hy중앙연구소가 보유한 균주는 5096종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이외에도 hy중앙연구소는 124건의 등록 특허, 150편의 국내외 논문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251종의 천연물 라이브러리를 확보해 소재 개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 소장은 hy중앙연구소 출범 당시와 지금 크게 달라진 것은 4가지 방향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3 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파라바이오틱스 △C&D(Connect&Develop) △새로운 발효 제품 카테고리 연구 △제약 분야 발전 가능성 검토 등 네 가지 큰 줄기 안에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향한 행보를 확대 중이다.
이 소장은 “유산균은 프로바이오틱스의 일종이고, 살아있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몸에서 더 잘 활동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섭취해야 하는 프리바이오틱스가 필요하다”며 “hy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의 시너지를 위해 프리바이오틱스도 개발하는 중이고, 유통기한에 제한을 받지 않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 사균체인 파라바이오틱스 연구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보다 빠르게 연구 및 상품 개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C&D를 시작했고, 우유 발효체로 요구르트라는 제품을 만들고 이걸 활용해 수많은 제품이 탄생했던 만큼 새로운 발효 카테고리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hy는 연구 역량에 한계를 두지 않고 능력이 뛰어난 균주를 약으로 개발할 수 있을지도 검토하고 있다.
hy는 현재 능력이 뛰어난 7가지 균주 중 불안ㆍ자폐ㆍ알츠하이머 등 정신건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균주 3가지에 대해 외부공동연구를 통해 동물실험을 진행 중이다.
hy도 글로벌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이 소장은 “hy도 내수 한계를 극복하면서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출이 잘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hy는 원료에 승부수를 걸었다. 이 소장은 “원료 판매는 5, 6년 정도 됐지만 기업 간 거래(B2B)가 가능한 부문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hy의 국내 원료 판매 매출이 100~120억 원 수준이다.
해외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이 소장은 “글로벌 시장 반응이 굉장히 흥미롭다”며 “관건은 우리가 글로벌 시장의 표준에 맞는 원료를 만들어내느냐”라고 짚었다. hy는 현재 세계 시장에서 중시하는 안전성 부분이나 각 국가‧지역‧문화권별 인증, 객관적인 임상 데이터 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hy중앙연구소는 계속해서 인체 내외부에 서식하는 미생물과 유전정보인 마이크로바이옴에 집중,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춘 솔루션을 개발·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연구 역시 hy가 초기 집중했던 체내 장기에서 인체 전반으로도 확장하는 과정에 있다. 이 소장은 “피부‧항비만‧근력‧정신건강‧여성건강 등 여러 분야가 그 예”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더 많은 시장을 두드리기 위해 연구소가 할 일이 많다”며 “한계를 두지 않고 뻗어나가기 위해 hy가 나아갈 새로운 연구의 길에 초석을 잘 닦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대에서 축산물가공학을 전공한 이 소장은 1996년 hy, 당시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에 입사했다. 유제품 및 기능성식품 개발이 주 연구분야인 그는 2011년 연구기획팀장을 시작으로 안전성연구팀장, 유제품개발팀장, 제품개발센터장 등을 거쳤다. 2023년 11월부터 hy중앙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주요 경력은 △프로바이오틱스 자체 생산기술 및 플랜트 구축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원료 확보 △이중제형 건강기능식품 출시 △건강기능식품 원료 B2B 사업 추진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