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유금속 확보하라"…한·중·일 자원전쟁 '치열'

입력 2009-08-1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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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국가차원 전략 모색…한국은 아직 시작 단계

세계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자원 확보를 위한 전쟁의 막이 오르고 있다.

특히 전세계에서 철광석, 구리, 니켈 등 산업의 기반이 되는 금속자원 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인 리튬과 같은 희유금속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자원확보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희유금속 광산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은 개발 및 수출통제를 통해, 일본은 정부차원에서 집중적·전략적 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이에 대한 전략도 세우고 있는 반면 한국은 부처별로 일부 방안만 만들어져 있을 뿐이여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희유금속 확보와 관련해 한국, 중국, 일본 중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해외에서의 자원 확보 뿐만 아니라 희유금속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서는 등 강도높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무분별한 수출로 희유금속의 매장량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희유금속 매장량은 20년 전에는 전 세계의 88%였지만 2008년에는 52%로 줄었다"면서 "무분별한 수출이 지속되면 20~30년 후에는 자원이 바닥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희유금속의 수출 규제를 강화키로 하고 수출관세를 10%에서 15%로 인상해 1년 전 200개사였던 수출업자가 올해 초엔 20개사로 10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최근엔 수출 관세를 더욱 높이고 외국 기업은 합작을 하더라도 중국 내에 희유금속을 생산할 수 없도록 하는 등 강력한 규제조치를 동원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한 언론매체인 <21세기경제>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희유금속 수출을 ▲권고 ▲허가 ▲금지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통제하기로 했다. 수출을 허가한 일부 희유금속에 대해서도 20%의 수출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외국 기업은 중국에서 합작을 하더라도 희유금속 광산을 탐사하거나 채굴할 수 없다. 희유금속을 제련하는 공정에 대해서만 합작에 한해 외국 자본의 투자를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희유금속에 대한 통제가 강화될 수록 의존도가 높은 일본과 한국의 입장에서는 공급과 가격 모든 측면에서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은 하이브리드 차와 전기차, 하드디스크, 휴대전화 등 소형 모터용 자석을 만드는데 필요한 디스프로지움과 컬러TV의 적색 형광체 생산에 필요한 이트륨 등 희유금속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LCD의 투명전극에 사용되는 인지움은 일본 훗카이도의 아연광산에서 생산해왔지만 그나마도 몇 년 전 생산이 중단돼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중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본 정부는 휴대전화와 친환경 차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희유금속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엔화 차관까지 동원하기로 하는 등 4대 주요전략을 마련, 추진키로 했다.

일본 정부는 희유금속의 미개발 광산이 많은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 국가의 철도, 도로 등 광산 주변 인프라 정비사업에 엔 차관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일본 기업의 진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엔 차관을 통해 자원 보유국과 관계를 강화, 일본 기업이 광산개발권 등 권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중요한 희유금속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휴대전화·소형 가전 등의 재활용 시스템 구축과 새로운 회수 촉진을 위한 기술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중요한 광종에 관해 신기술 이용 연구 동향이나 희유금속을 이용한 제품의 시장 동향 등에 따라 가능한 사항에 관해서는 대체 재료 개발이나 사용량 절약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키로 하는 한편 희유금속 수급 동향에 따른 신속한 사업전개를 위해 비축대상과 비축량을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은 희유금속에 대한 인식은 있지만 중국과 일본과 비교해 확보를 위한 준비는 크게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뚜렷한 정책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도시광산에서 추줄된 순환자원'(이하 도시광산사업) 계획과 조달청이 발표한 '비축량 확보' 정도 뿐이다.

이는 일본의 희유금속 재활용 및 비축량 확대 정책과 비슷한 수준으로 체계적인 전략과는 거리가 멀다. 그나마도 그동안 비축하지 않고 있던 '리튬'을 올해부터 신규 비축품목에 포함시켰다. 그동안에는 핸드폰, LCD 등에 소량으로 들어가 있었지만,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될 경우 수백배의 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다만 광물자원공사가 지난 16일 세계 최대의 리튬 매장량을 갖고 있는 국가인 볼리비아에서 개발우선협상권을 확보하면서 희소자원 중 '리튬' 부문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 한발 앞선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업체들이 선전을 하고 있는 전기차의 리튬이온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과 같이 희유금속은 신성장동력 산업 및 녹색성장 산업에 필수적인 원자재로 쓰이고 있다"며 "매장량이 빈약한 한국의 경우 향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정부차원에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희유금속이란 실리콘, 망간, 인듐, 리튬 등 지각 내에 존재량이 적거나 추출이 어려우며 특정국가에 자원이 편재돼 있어 안정적인 수급에 이헙성이 있는 원소로 알칼리 금속, 희토류 원소, 고융점 금속, 백금족원소 등을 말한다.

이들 금속은 최근 다양한 고기능성 재료 및 부품 개발로 인해 전기·전자·정보통신 산업을 비롯해 IT산업과 바이오·군사·우주 항공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되는 '산업의 비타민'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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