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며 노화로 인한 안질환 발병률이 늘고 있다. 안질환의 경우 관리할 시기를 놓치기 되면 영구적인 시력저하에 이를 수 있어 정기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망막(맥락막·유리체)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2019년 182만2763명에서 2023년 223만3174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중 ‘망막전막(Epiretinal Membrane)’은 초기 뚜렷한 증상이 없어 자칫 간과하기 쉽다.
망막전막은 망막표면에 반투명 막조직이 형성돼 황반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시력저하와 물체의 상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매끈한 곡선 형태로 있는 망막에 없어야 하는 막이 앞에 생겨 망막이 구겨지는 변형을 일으키게 된다. 황반 부위에 발병해 황반변성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황반에 노폐물이 쌓여 점차 시력을 잃게 되는 황반변성과 달리 질환이 진행돼도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망막전막도 다른 안질환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시력저하, 왜곡을 유발할 수 있다. 인구 1000명 중 1명에게 나타날 정도로 드물지 않은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50대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발생률이 증가한다. 대부분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노화로 인해 눈 속을 채운 젤리같은 유리체가 망막에서 떨어져 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눈의 염증, 당뇨, 망막정맥폐쇄 등이 이차성 망막전막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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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전막이 나타났을 때 노안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흔한데, 방치할수록 망막 구조에 심한 변형이 일어나면서 결국에는 그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변형된 망막과 시력이 회복되는 데 제한이 있을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토대로 적절한 때에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포도막염을 앓은 경우, 백내장 등 안구 내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는 중년층, 노년층이라면 망막전막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및 관리가 필요하다.
망막전막은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한쪽 눈을 가리고 암슬러 격자를 바라봤을 때 선이 휘어져 보이거나 끊어져 보인다면 망막전막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경우 즉시 내원해 정밀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유영주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전문의는 “망막전막은 초기에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 없거나 미미하기에 정기적으로 본인의 눈 상태를 체크하고 적절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노년층에서 망막전막 발병률이 높고 황반변성과 그 증상이 비슷하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노년기 삶의 질을 지키는 첫걸음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