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로 분양 물량이 줄면서 수도권 지역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단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4년 4월~2025년 3월) 분양된 수도권 정비사업 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51.56대 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비정비사업 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 10.84대 1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5배가량 높다.
일례로 지난해 뉴타운 맨션 삼호아파트 지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분양된 ‘평촌자이 퍼스니티’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299가구 모집에 총 3919명이 몰려 평균 13.1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안양시 아파트 평균 경쟁률인 7.57대 1의 약 2배에 달하는 높은 수치다.
수도권 정비사업 단지는 시세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산성역 자이 푸르지오’의 올해 3월 전용면적 59㎡ D 타입 평균 매매가는 3.3㎡당 약 4077만 원으로, 성남시 수정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약 3530만 원)보다 547만 원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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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분양 물량이 급감한 영향이 크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3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1분기 전국 분양시장에 나온 주택은 2만1471가구로 전년(4만 2688가구)보다 49.7% 감소했다. 서울의 1분기 분양 물량은 1097가구로 지난해보다 76.9% 줄었다. 수도권 분양 물량은 5972가구로 전년 대비 71.2% 감소했으며, 인천은 94.5% 감소한 252가구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지방 분양은 전년 동기 대비 29.3% 감소한 1만5499가구로 집계됐다.
여기에 정비사업 단지의 경우 대부분 대형건설사가 시공한 브랜드에 우수한 입지를 갖췄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또한 향후 공급 증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비사업 단지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의 예상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정비사업 단지는 도심 내 노후주거지를 재개발, 재건축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풍부한 인프라와 입지 조건을 충족한 곳이 많다"며 "가구 수 증대와 대형건설사 브랜드 단지로 거듭나면서 향후 가격 경쟁력도 향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물량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